정부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과 공제 한도를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주차장업 등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업종의 편입 문제를 손질하고 있다. 1997년 도입 이후 공제 한도와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시행령 중심의 운영이 정권별로 기준 변동과 편법 활용 여지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는 주차장업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나 시행령 해석으로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 2023년 기준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300억∼600억원, 공제율 100%, 사후관리 기간 5년으로 확대·완화되었으며, 대상 중견기업 기준도 매출 5,000억원 미만까지 완화됐다.
- 국세청 조사 결과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카페 25곳 중 44%가 가업상속공제 악용 정황을 보였으며, 전국 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카페는 10년 새 5배 증가했다.
법률 규정 검토와 제도 허점
SeDaily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4월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을 지시하며 주차장업이 어떻게 가업에 해당하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세 부담 때문에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지닌 기업이 문을 닫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실제 운용에서는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업종까지 혜택을 누리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판단이다.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시행령에는 주차장업이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시행령 별표의 물류산업 등 범주를 넓게 해석해 주차장업도 공제 대상에 포함해 왔고, 이 과정에서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을 공제받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2020년 물류산업 분류 정비 이후 보관, 창고, 운송지원 업종 등을 근거로 주차장업까지 공제 대상이라는 해석이 퍼지면서 수도권 시설 주차장이 빠르게 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수도권 민영 자주식 주차장 1,321곳 가운데 58%인 761곳이 이 시기 이후 문을 열었다.
정부의 법률 규정 검토는 과세는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맞춰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이런 공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업상속공제가 세제 감면 규모가 매우 큰 제도인 만큼 대상 업종과 공제 한도 같은 핵심 사항은 시행령보다 법률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래야 정권 교체 때마다 기준이 바뀌는 문제를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간 확대된 공제와 산업 현장 파장
가업상속공제는 1997년 중소 전문 가공업 중심으로 1억원 한도에서 시작한 뒤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2008년 30억원으로 한도가 커졌고, 2009년 60억∼100억원, 2012년 100억∼300억원, 2014년 200억∼500억원으로 잇따라 상향됐다. 2023년에는 현행과 같은 300억∼6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됐고, 공제율은 도입 초기 20%에서 100%로 높아졌으며 사후관리 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짧아졌다.적용 대상 기업도 중소기업에서 점차 중견기업으로 넓어졌다. 2011년 매출 1,500억원 이하 중견기업이 포함된 뒤 기준은 2013년 2,000억원 이하, 2014년 3,000억원 미만, 2022년 4,000억원 미만, 2023년 5,000억원 미만으로 완화됐다. 업종 범위 역시 정권별 시행령 개정을 통해 확대되면서 대형 베이커리카페처럼 공제 취지를 벗어난 편법 활용 사례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카페는 137곳으로 10년 전보다 약 5배 증가했다. 2020년 이후에는 해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국세청이 최근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카페 25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44%인 11곳에서 가업상속공제 악용 정황이 확인됐다.
다만 제도 핵심 요건을 모두 법률에 고정할 경우 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대형 베이커리나 주차장 같은 악용 사례를 막을 장치는 필요하지만, 그 때문에 제도 자체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 최고세율이 높은 상황에서 가업상속공제는 기업과 고용 유지를 전제로 세 부담을 완화하는 장치인 만큼, 세원 잠식 우려가 큰 사례만 정밀하게 제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매체는 앞서 정부가 다음 달 세제개편안에 비수도권 투자·고용·연구개발을 늘리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도권에 본사가 있더라도 비수도권에서 실제 경제활동을 확대하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건을 손질하고, 연구개발 세액공제 등 기존 제도에 비수도권 우대 기준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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