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내 금융권, AI 에이전트 신원 검증에 블록체인 도입 추진

홍콩·국내 금융권, AI 에이전트 신원 검증에 블록체인 도입 추진
AI 신원 검증 혁신

AI를 활용한 금융권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결제와 송금 같은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권한을 검증하는 수단으로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사들은 AI 에이전트에 디지털 신분증을 부여하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거래를 실행하게 하는 체계를 통해 사칭과 무단 거래 위험을 낮추려 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 홍콩 HKT페이먼트는 8월부터 레드데이트테크놀로지와 함께 결제·송금용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블록체인 기반 에이전틱 ID로 검증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 국내 라온시큐어는 업스테이지와 협력해 4월부터 각 AI 에이전트에 신원과 권한을 부여·관리하는 블록체인 기반 AAM 기술을 개발 중이다.
  • 이더리움 ERC-8004 등 블록체인 표준화 및 Google Cloud-미스틴랩스 VAA 등 검증 기술이 확산되나, 신원 확인만으로 외부 해킹이나 탈취 등 위험 통제를 제한한다.

홍콩 시범사업과 국내 기술 개발

서울경제에 따르면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금융당국 주도로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확인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홍콩 통신기업 HKT의 금융자회사 HKT페이먼트는 8월 금융당국의 생성형AI 샌드박스 참여사로 선정됐으며, 이용자를 대신해 결제하거나 송금하는 AI 에이전트의 신원을 확인하는 에이전틱 ID를 시험할 계획이다. HKT페이먼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레드데이트테크놀로지와 함께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은 AI 에이전트에도 사람처럼 디지털 신분증을 부여하는 데 있다. 신원이 확인된 개인이나 기업과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실제로 누구를 대신해 금융거래를 수행하는지 증명하고, 이를 통해 사칭이나 허가받지 않은 거래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접근은 기존 고객확인제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한계를 겨냥한다. 금융사가 고객 본인이나 기업의 신원을 확인하더라도, 그 고객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에 실제로 어떤 거래 권한이 부여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라온시큐어가 4월 업스테이지와 협약을 맺고 AI 에이전트의 신원과 권한을 관리하는 AAM을 개발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마다 신원과 역할을 부여하고 허용된 업무만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며, 라온시큐어는 대한민국 모바일 신분증에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표준화 확대와 금융권 활용 한계

블록체인은 여러 기업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립적 검증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2월 해시드 공식 블로그에서 서로 다른 기업의 AI 에이전트가 함께 활동하려면 특정 기업이 통제하지 않는 신뢰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여러 기업이 공통된 체계에서 AI 에이전트의 신원, 평판, 업무 검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도 관련 표준안이 등장하고 있다. ERC-8004는 AI 에이전트에 블록체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고유 식별자를 부여하고 이용자 평가와 검증 결과를 관리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더리움재단과 Google, Coinbase 관계자 등이 제안에 참여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하는 가상화폐 지갑의 위험도를 평가하거나 거래 금액과 행동 범위를 제한하는 표준도 나왔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개발사 미스틴랩스는 6일 Google Cloud와 AI 에이전트 활동 검증 기술인 VAA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받은 지시와 실행 결과, 외부 도구 사용 내역은 기업이 관리하는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블록체인에는 해당 기록이 조작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명 정보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런 기술은 금융사가 신원이나 거래 권한이 확인되지 않은 AI 에이전트의 요청을 걸러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외부 해킹 자체를 막는 수단은 아니며, 신원이 확인된 AI 에이전트도 탈취되거나 악용될 수 있어 별도의 접근 통제와 거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a16z 크립토는 4월 보고서에서 AI 에이전트가 누구를 대신하고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 증명할 수 있는 널리 통용되는 방식이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이 AI 에이전트의 활동을 확인하기 어려운 블랙박스로 남겨두는 대신 검증 가능한 기록으로 전환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매체는 앞서 국내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 사례를 계기로, 자율형 AI 도구가 피싱·계정 탈취·침투를 정교화하는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위험을 짚었습니다. 이에 대비책으로 제로트러스트 도입, 최소 권한 부여, AI 행동 기록·감시 강화 등 ‘지속 검증’ 중심의 보안 원칙이 금융권과 공공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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