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기업의 손해배상 재원을 뒷받침해야 할 사이버 보험 제도가 사실상 형식적 안전망에 머물고 있다. 의무 가입 대상 추정치와 실제 계약 건수의 격차가 큰 데다 보장 한도도 낮아 대규모 유출 사고에서 피해 구제 기능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2024년 6월 기준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의 개인정보 보호 배상책임보험 계약 건수는 5,961건으로 의무 대상 추산 38만 곳 대비 1.6%에 불과하다.
- 현행 법정 최소 보험 가입 금액은 10억 원에 그치며, 3,000만 명 피해 발생시 1인당 배상 여력은 33원에 불과해 실효성 논란이 지속된다.
-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4년 초 공개 보고서에서 배상 책임 보장제도 내실화 과제에 최하위 7등급과 '부진' 평가를 부여했다.
의무 가입 제도의 낮은 이행 수준
SeDaily에 따르면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해 손해배상책임 이행을 위해 보험이나 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도 운용의 실효성은 크지 않다.올해 6월 말 기준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의 개인정보 보호 배상책임보험 보유 계약은 5,961건에 그친다. 의무 대상으로 추산되는 최대 38만 곳과 단순 비교하면 1.6% 수준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의 잠재적 피해자가 전 국민으로 확대된 상황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의무 대상 기업 파악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조차 없다고 지적한다.
제도 적용 범위를 오히려 축소하려는 방안도 제시된 바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현행 기준인 매출액 10억 원, 정보 주체 1만 명 이상에서 매출액 1,500억 원, 정보 주체 100만 명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경우 의무 대상 기업은 최대 38만 곳에서 200곳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방안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제도 보완보다 적용 대상 축소가 먼저 추진됐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진다.
배상 재원 규모도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법상 매출액 800억 원 초과, 정보 주체 100만 명 이상 기업의 법정 최소 보험 가입 금액은 10억 원이다.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도 이 기준만 충족하면 법적 의무를 다한 것으로 간주된다. 기사에서 제시한 가정처럼 3,000만 명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단순 계산상 1인당 배상 여력은 33원 수준에 그친다.
해외 사례와 국내 제도 개선 과제
이 같은 한계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자체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초 공개된 보고서에서 '손해배상책임 보장제도 운영 내실화' 과제는 최하위인 7등급, '부진' 평가를 받는다. 평가위원들은 낮은 배상 한도로 인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어렵다고 판단한다.해외에서는 사이버 보험을 사후 배상에 그치지 않고 사고 예방과 연결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영국에서는 정부 지원 사이버 보안 인증을 취득한 일정 규모 이하 기업이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2만5,000파운드의 사이버 보험을 제공받을 수 있다. U.S.의 AIG는 보험 가입 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보안 위험을 평가하고, 가입 이후에도 취약점이 발견되면 경고하는 방식으로 보안 강화를 유도한다.
국내에서도 사이버 보험이 법정 최소 기준 충족에 머무르지 않고 충분한 배상 재원 확보와 보안 관리 개선을 함께 유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의 최종 안전장치가 서류상 의무에 그칠 경우, 반복되는 유출 사고의 경제적 피해를 흡수하는 역할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우리 매체는 앞서 예가람저축은행의 고객 5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별도 배상책임보험이나 준비금이 없어 피해 보상이 자체 재원에 의존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동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외부 솔루션에서 발생한 사고는 보장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보상 공백이 생긴다는 점과, 금융사별 보험 보장 한도 차이가 크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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