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출금리 산정 체계가 개별 차주의 부도확률 중심으로 짜여 있어 금융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주의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사업 규모와 경제적 연결성이 크면 부실 발생 시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하이라이트
-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대출금리 체계가 시스템 위험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15일 지적했다.
- 그는 차주의 신용등급, 사업 규모, 네트워크 등 복잡성에 따라 시스템 리스크가 달라지므로 금리 산정 기준의 재설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 담보 중심 여신 심사도 위기 시 자산 가치 급락과 연쇄 충격 전이를 고려해야 하며, 이는 국제 자본규제 논의와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금리 산정 기준 재검토 제안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현행 대출금리 체계가 예상 손실 위험을 중심으로 작동하면서 시스템 위험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신용평가가 기본적으로 부도확률을 기준으로 하지만, 부도확률이 낮더라도 실제 부실이 발생했을 때 사회에 미치는 충격은 훨씬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에는 개별 차주의 상환 능력뿐 아니라 부실 발생 시 파급되는 사회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출금리는 차주의 신용등급과 담보 등을 토대로 산정된다. 김 위원장은 이런 구조에서는 저신용자가 상대적으로 더 큰 자본비용을 부담하는 반면, 대형 차주가 무너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연쇄 충격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신용등급을 가진 차주라도 일반 개인과 다수의 가맹점을 거느린 사업자는 부도 시 영향 범위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주의 사업 규모, 경제주체 간 연결 정도, 네트워크의 복잡성, 하나의 부실이 몇 곳으로 번지는지 등을 함께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담보 심사와 자본규제 논의로 확장
김 위원장은 담보 중심의 여신 심사에도 시스템 위험을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위기 국면에서 담보자산이 급매물로 쏟아지면 가격이 급락하는 파이어세일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충격이 다른 금융자산과 차주로 전이될 수 있어서다.그는 담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며, 급매 과정에서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융위기가 심화할 수 있는 측면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체계 개편 논의가 단순히 고신용 차주의 금리를 일괄 인상하자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개별 은행의 영업 관행을 넘어 국제 자본규제 체계와도 맞닿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 BIS가 대출금리를 직접 정하지는 않지만 차주의 신용위험과 담보 수준에 따라 은행이 적립해야 할 자본 규모가 달라지고, 이는 결국 대출금리 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행 체계가 개별 차주의 부도 가능성은 비교적 정교하게 반영하고 있지만, 한 차주의 부실이 다른 기업이나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시스템 위험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스템 위험을 어떻게 측정해 가격에 반영할지 논의를 시작해야 하며, 금리를 부과하는 체계의 프레임 자체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매체는 앞서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지원을 확대하며 담보·보증 중심에서 기술력과 성장성 중심으로 기업금융 평가 기준을 전환하려는 흐름을 전했습니다. 5차 협의체 논의에서는 민간 금융사 참여를 넓히기 위한 추가 인센티브와 면책 방안, 그리고 향후 5년 지원 계획 확대와 KPI·공시 체계 반영 등이 함께 다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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