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인정보 유출 제재, 해커 처벌보다 기업 과징금 부담 커져

한국 개인정보 유출 제재, 해커 처벌보다 기업 과징금 부담 커져
기업에 더 무거운 과징금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정보를 빼낸 범죄자보다 유출 피해를 본 기업과 기관이 더 무거운 금전 부담을 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법 개정으로 중대한 침해가 반복된 기업에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게 되면서 제재 불균형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2024년 6월부터 기업에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졌다.
  • 2023년 SK텔레콤은 해킹으로 2324만 명 고객정보 유출로 약 1348억원, 쿠팡은 안전조치 위반 등으로 4236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받았다.
  • 기업의 관리 미흡에 따른 막대한 과징금과 단체소송은 재무 악화 및 해킹 방어 투자 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판결 분석과 제도 변화

매일경제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개인정보 1000건 이상이 유출된 사건 70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 152명 가운데 66명, 43.4%가 벌금형을 받았다. 개인 59명의 평균 벌금은 473만원, 법인 7곳의 평균 벌금은 1471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법 부천지청 1심은 한 대학병원에서 수천명의 환자 처방내역 수만건을 제약회사 영업직원에게 넘긴 의사 4명에게 각각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범행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학교법인은 1심에서 벌금 1500만원,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행정 제재도 강화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쿠팡에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약 42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지난해 8월에는 해킹으로 고객 2324만여 명의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약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달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반복되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한 기업에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이 범행을 직접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방지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 부담과 방어 역량 논쟁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범죄자에 대한 형 집행과 범죄수익 환수를 강화하는 한편, 피해 기업에는 방어 기술 지원을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보안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일수록 대규모 과징금이 재발 방지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환경 변호사는 기업에 관리 미흡 책임을 물어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소비자 단체소송까지 겹치면 재무상황이 악화돼 해킹 방어와 재발 방지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방어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국가 차원의 전산망 구축과 기술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인도 사이버 공격에 쉽게 접근하는 환경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 대구에서는 고등학교 동창인 남성 2명이 도박사이트를 상대로 디도스 공격을 가한 뒤 해결 대가 명목으로 1억원 이상을 받아낸 사건이 있었고, 1심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보면서도 반성과 초범 사정을 고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은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유통한 이들에 대한 법정형이 가볍지 않은 만큼 이를 더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범죄수익을 적극적으로 몰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출 피해 기업도 적절한 관리 조치를 운영했다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 선례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매체는 앞서 AI 기반 해킹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사이버보험 가입이 법정 의무를 충족하는 최소 보장에 머물러 보장 공백이 크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특히 배상책임형 의무보험 비중이 높아 사고 수습·조사·복구·영업중단 등 실질 비용을 충분히 커버하기 어렵고, 법정 최저 가입 금액 상향이나 의무화 확대 등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흐름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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