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1천만원 이상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 이전 때 일률 보고를 요구하려던 방안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금액 기준의 획일 규제 대신 사업자별 자금세탁 위험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하이라이트
-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사업자의 1천만원 이상 해외 이전 거래를 일괄 보고 대신 위험기반 자율 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 부채비율 200% 미만 유지 요건은 1년 유예되고, 자금세탁방지 전산설비의 해외 클라우드 이용이 일부 허용된다.
-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간 트래블룰 적용 범위가 100만원 초과 거래에서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된다.
시행령 개정안 조정 내용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들과 만나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 같은 방향을 정했다.앞서 3월 예고된 개정안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나 개인지갑과 1천만원 초과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할 경우, 위험도와 관계없이 이를 의심거래로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업계는 단순히 금액만으로 고액 이전 거래 전체를 의심거래로 분류하면 현장 혼선과 과도한 보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현금 거래와 가상자산 이전 거래 사이의 규제 공백을 문제로 봤다. 현금은 1천만원 이상 거래 시 고액현금거래보고 제도를 통해 FIU에 보고되지만, 같은 규모의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옮겨지면 당국이 포착하기 어려워 자금세탁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획일 보고보다 위험기반접근법(RBA)에 따른 자율 관리 체계가 더 적절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1천만원 이상 거래를 일괄 보고하는 대신, 내부 기준과 관리 체계를 마련해 자금세탁 위험을 식별, 평가, 관리해야 한다.
업계 부담과 남는 규제 변화
강화된 고객확인의무도 당초 안보다 완화된다. 처음에는 고위험 의심거래로 분류되면 자금 원천과 거래 목적까지 확인하도록 했지만, 수정안은 의심거래 가운데서도 사업자가 위험이 특히 높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강화된 고객확인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조정된다.사업자 신고 요건과 전산설비 규제도 일부 손질된다. 최근 분기 말 기준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한 요건은 영세 사업자의 준비 부담을 고려해 1년간 유예되고, 자금세탁방지 전산설비를 국내에 두도록 한 규정도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 처리와 직접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면 해외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하는 쪽으로 완화된다.
반면 가상자산 이전 거래 관련 규제가 모두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간 100만원 초과 이전 거래에 적용되던 정보 제공 의무, 이른바 트래블룰은 100만원 미만 거래로까지 확대된다.
업계가 제출한 의견을 반영해 FIU가 수정한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거쳐 확정되면 8월 20일 시행될 전망이다. 앞서 DAXA는 4월 국내에서 신고 수리된 27개 가상자산사업자의 의견을 모아, 원안이 시행되면 현장 혼선이 예상된다는 의견서를 FIU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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