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수 반도체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개인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분산투자 상품으로 인식되는 1배 ETF라도 신용거래가 결합되면 실제 투자 위험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KODEX AI반도체 TOP10 Plus' ETF 신용융자 잔고가 4월 30일 60억4871만원에서 6월 8일 236억2911만원으로 급증했다.
- 단일종목 압축형 ETF의 신용거래 급증으로, 코스피 조정 기간 5일과 8일 반대매매 금액이 3053억2600만원에 달했다.
- 레버리지 규제는 단일종목 ETF에 엄격하지만, 상위 70~80% 소수 종목 집중 일반 ETF에는 신용거래가 허용돼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반도체 압축형 ETF 신용잔고 확대
코스콤에 따르면 8일 기준 'KODEX AI반도체 TOP10 Plus' ETF의 신용융자 잔고는 236억291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30일 60억4871만원과 비교해 거의 4배로 늘어난 수준이며, 올해 1월 말 16억9224만원에서 지난달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이 상품은 기초자산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1배 ETF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에 비중이 집중된 압축형 구조를 갖고 있다. 투자자가 증거금 40%만 내고 신용거래를 활용하면 실질적으로 2.5배 수준의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해 소수 반도체 종목에 대한 고위험 베팅 성격이 강해진다.
소수 종목 중심 ETF 가운데서도 KODEX AI반도체 TOP10 Plus는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특히 집중되는 모습이다. 5월 결제 기준 신용잔고 증가액은 149억5000만원으로 ETF 가운데 가장 컸고, 일반 개인 순매수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집중된 'SOL AI반도체 TOP3 Plus'가 앞섰지만 신용거래에서는 KODEX 상품 쏠림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SOL AI반도체 TOP3 Plus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비중이 68.34%에 이르는 반도체 압축형 ETF다. 다만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은 세 종목 집중도가 더 높은 구조를 선호하면서 상승장에서 특정 종목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 확대 기대가 커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반대매매 부담과 규제 사각지대
압축형 ETF의 위험은 상품 외형과 실제 투자자 노출 위험이 다르다는 점에서 커진다. ETF는 통상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상위 3개 종목 비중이 80% 안팎에 이르면 사실상 개별 종목 묶음에 가까워진다.반도체 관련 대형주가 함께 크게 흔들릴 경우 신용거래를 붙인 투자 손실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자기자본 40만원으로 1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면 담보유지비율이 적용되는 시점에 평가금액이 84만원으로 내려갈 경우 즉시 반대매매 위험 구간에 들어서며, ETF 가격 기준으로는 16% 하락에 해당한다.
실제 최근 증시 조정 과정에서 반대매매 부담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5일과 8일 코스피가 조정받는 동안 위탁매매 미수 반대매매 금액은 3053억2600만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5일 국내 주식시장 반대매매 규모는 1661억9200만원으로 2023년 10월 24일 5487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대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비교하면 규제 차이도 뚜렷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는 특정 종목 차입투자를 막기 위해 투자자 교육, 기본예탁금, 신용거래 제한이 적용되지만, 소수 종목 비중이 70~80%를 넘는 1배 ETF는 일반 ETF로 분류돼 신용거래가 허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라 하더라도 충분한 분산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에 한해 신용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규제당국도 소수 종목 집중형 ETF의 신용거래 문제를 신중하게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저희가 이전에 다룬 반도체 압축형 ETF 신용거래 쏠림 이슈에서는 KODEX AI반도체 TOP2 Plus를 중심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하며, 1배 ETF라도 소수 종목 편중 구조와 결합될 때 체감 레버리지가 커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아울러 증시 조정 국면에서 반대매매 규모가 확대되면서 추가 매물 압박과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행 규제 체계에서 ‘일반 ETF’로 분류되는 집중형 상품이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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