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고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으로 국내 증시에서 주주환원이 핵심 투자 테마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일본 사례에서는 환원 규모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익 성장 여부가 장기 주가 흐름을 갈랐다는 점에서 본업 경쟁력이 기업가치 제고의 지속성을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2024년 상반기 국내 상장사 현금 배당 결정액은 4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전체 규모의 85%에 육박하며 확대 추세다.
- 2024년 3월부터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 소각이 의무화돼 내년 9월까지 소각 유예기간이 적용, 주주환원 기조가 뚜렷해진다.
- 국내 업종별 배당성향·환원 여력과 무관하게 반도체·증권·보험 등 이익 모멘텀이 높은 업종에만 주가 차별화가 집중된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SeDaily에 따르면 26일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의 현금 배당 결정액은 43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인 50조 9000억 원의 약 85%에 이른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액은 21조 4000억 원으로 2년 새 네 배 넘게 늘어나 처음으로 취득액 20조 1000억 원을 넘어섰다.올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시행 이전부터 보유한 자사주에도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돼 내년 9월까지 소각해야 하는 만큼 주주환원 기조는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효과의 지속성은 결국 본업의 성장성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증시에서는 같은 주주친화 정책이라도 이익 증가가 동반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의 주가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일본 사례와 국내 업종별 시사점
일본 최대 통신 기업 NTT는 꾸준한 자사주 매입과 16년 연속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환원 정책을 이어오지만, 통신업 성장 한계가 부각되면서 주가 성과는 제한적이다. NTT는 5월에도 2000억 엔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지만 올해 주가 상승률은 약 7.5%에 그쳐 토픽스 상승률 20.6%를 크게 밑돈다.반면 일본 대형 은행들은 2022년 실적 회복과 함께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본격화했고, 금리 정상화 흐름까지 더해지며 강한 재평가를 받는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이 환원 정책을 강화한 이후 토픽스 은행업지수는 2022년 초 이후 5배 수준으로 올라 시장 전체 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국내에서도 이익 전망이 약한 국면에서 나온 환원책은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는 데 한계를 보인다. 2024년 POSCO홀딩스는 3개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이를 마쳤지만 철강 업황 부진 속에 약세가 이어지고, 같은 해 현대차도 총주주환원율 확대 방침을 밝혔지만 주가 리레이팅에는 실패했다. 최근 카카오 역시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AI 등 신사업 투자 확대가 수익성에 미칠 우려와 맞물리며 시장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다.
SK증권의 국내 상장사 업종별 평가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통신 서비스는 배당성향 46.4%, 환원 여력 76점에도 이익 모멘텀은 31점에 그치고, 자동차도 배당성향 27.8%, 환원 여력 57점 대비 이익 모멘텀이 35점으로 낮다. 반면 반도체는 배당성향이 15.5%에 불과하지만 이익 모멘텀이 100점으로 가장 높고, 증권과 보험도 각각 81점, 77점으로 상위권에 올라 향후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환원 확대 가능성이 주가 차별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우리 매체는 현대자동차가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음에도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한 배경을 짚었습니다. 소각 규모가 시가총액 대비 1%에 못 미쳐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해석과 함께, 대형주 전반에서 주주환원 경쟁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실적·성장성 동반 여부가 주가 반응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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