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는데도 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함께 오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중심의 부실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성장의 온기가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이 2022년 말 대비 올해 9월 말까지 각각 0.02~0.19%포인트 상승했다.
- 2023년 3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1.0%로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예상을 상회했으나, 8월 말 기준 은행권 전체 연체율은 0.69%로 상승세 지속.
- 금리 추가 인상시 부동산·임대업, 도소매 등 경기 민감 업종과 지역 중소기업의 연체률 및 취약 차주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권 연체율 상승과 성장률 괴리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9%에서 올해 9월 말 0.41%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32%에서 0.51%로, 우리은행은 0.34%에서 0.46%로 각각 올랐다. 중소기업 전문 은행인 IBK기업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1.04%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거시 지표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1% 성장에 그쳤고 1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3분기 성장률이 1.0%로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 0.3%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들어 1분기 1.8%, 2분기 0.6%를 기록했고, 지난달 제조업 생산은 9.9% 늘어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에서 올해 8월 말 0.69%로 상승세를 보인다.
K자형 성장과 취약 차주 부담 우려
전문가들은 수출과 내수의 연결 고리가 약해진 점을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소비가 특정 계층과 지역에 집중되면서 경제성장의 효과가 넓게 퍼지지 못하고, 그 결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임대업과 도소매 등 경기 민감 업종, 지역 중소기업 부문에서 연체 증가 속도가 빠르다. 전북은행의 9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를 웃돈다.향후 금리가 더 오르면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장률 상승이 물가를 자극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성장하지만 내수 경기가 부진한 K자형 성장이 심화하면서 성장률과 연체율이 함께 오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난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매체가 이전에 다룬 ‘홈플러스 입점업체 정책자금 대출금리 추가 인하 논의’에서는 국정감사를 계기로 소상공인 지원 자금의 금리 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가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는 흐름을 전했다. 당시 금리 인하에도 예탁금리 상승으로 체감 부담이 남아 집행률이 기대에 못 미친 점을 짚으며, 금융조건 조정이 현장 유동성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폈다.
- Forex
- Cry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