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권의 대출 공백을 줄이려면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의 기능을 명확히 나누는 금융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U.S., 일본의 사례는 지역 금융기관이 예금과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 대출을 함께 맡을 때 금리 안정과 장기 자금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이라이트
- 독일 Sparkasse 등 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의 78.5%를 장기대출로 공급하며 예금 기반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금리와 건전성을 관리한다.
- 프랑스 금융협동조합은 2021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77.4%를 점유해 한국의 저축은행·상호금융권 합산 비중 11%와 대조된다.
- 한국 금융권은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이 각자의 대출 영역을 명확히 분담하는 체계 구축이 우선 과제로 제시된다.
유럽 지역금융의 운영 구조
Seoul Economic Daily에 따르면 독일 금융권은 상업은행, 저축은행, 협동조합은행의 3축 구조로 운영되며, 상업은행은 대기업 금융과 투자은행 업무를 맡고 지역 내 가계·기업 대출은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이 담당한다.
이 가운데 Sparkasse는 예금, 대출, 외환을 아우르는 공공성 기반의 종합 금융을 제공한다. 독일인의 약 60%가 Sparkasse를 이용하며, 지역에서 모은 예금을 바탕으로 연 5% 안팎의 주택담보대출과 개인, 중소기업 대출을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장기 대출 확대에도 연결된다. Sparkasse 등 독일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가운데 약 78.5%는 장기대출이고, 단기대출 비중은 9.7%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금융기관이 예금,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 대출을 함께 다루는 종합금융 체계에서는 거래 이력과 상환 능력을 장기간 점검할 수 있어 금리와 건전성 관리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한다.
프랑스도 유사하다. Crédit Agricole, Crédit Mutuel, BPCE 등 3대 금융협동조합은 2021년 프랑스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77.4%를 차지한다. 이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합산 비중이 11%에 그치는 한국과 대비된다.
스페인의 대형 신용협동조합 Eurocaja Rural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자산의 61.4%가 주택 관련 대출이다. U.S. 최대 신용조합인 Navy Federal도 2022년 모기지 포트폴리오가 843억달러로, 담보대출 25억달러와 무담보대출 35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한국 금융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이들 사례는 지역 금융기관이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을 수익 기반으로 확보할 경우 자영업자와 개인 차주에 대한 지원 여력을 넓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에서도 많은 가계가 메가뱅크보다 지역은행에서 대출을 이용하는 배경으로 관계형 금융의 축적이 거론된다.다만 Sparkasse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Sparkasse는 지방정부가 설립과 감독에 참여하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있어 한국의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과 구조가 다르고, 무담보대출 금리도 15~17% 수준까지 올라간다.
제2금융권 관계자는 공공 또는 지방정부 주도의 금융기관 설립 논의는 별도로 할 수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사례에서 보듯 업권 간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으면 새 기관도 다시 실패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한국에서는 새로운 조직 신설보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이 각자의 대출 영역을 분담하는 체계를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 과제로 제시된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한국 상호금융권의 무담보 신용대출이 설립 취지인 조합원·취약차주 지원과 달리 고신용자 중심으로 배분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3월 말 기준 신용점수 900점 이상 차주 비중이 46.5%로 높고 700점 이하 비중은 20% 미만에 그치면서, 상호금융이 지역 공동체 금융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특화 신용평가 모형 도입 등 내부 재검토 움직임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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