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첨단산업 자금조달이 국내 금융권의 자본력 한계에 막히면서 반도체와 방산, 해상풍력 등 전략 산업 전반에서 해외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U.S.-중국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산업금융을 뒷받침할 한국형 메가뱅크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이라이트
- SK E&S가 추진하는 임자도 해상풍력 프로젝트파이낸싱 5,800억원 중 3,800억원을 외국계 은행이 공급하며 산업금융 해외 의존도가 심화됐다.
-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DRAM·NAND 가격이 1년간 약 4배 급등하고, Apple과 Microsoft가 각각 16인치 MacBook Pro와 Xbox Series S 가격을 인상했다.
- 2024년 U.S. 벤처대출 시장 규모가 530억달러인 반면 한국은 7,000만달러로 약 750배 차이나 벤처금융 취약성이 드러났다.
해상풍력·방산에서 드러난 금융 공백
SeDaily.com에 따르면 전남 신안 임자도 해상에서 SK E&S가 추진하는 국내 최대 민간 해상풍력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 5천800억원 가운데 3천800억원을 Bank of America를 포함한 외국계 은행이 공급했다. 조선금융에서도 지난해 78억9천700만달러 규모 가운데 외국계 금융기관 비중이 66%로 전년보다 3%포인트 높아지면서, 국내 산업금융의 해외 의존 심화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 은행권의 자본 규모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최대 은행 계열인 KB Financial Group의 총자산은 5천527억달러로, 스페인 Banco Santander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한국산업은행은 국가성장펀드의 저리대출 50조원이 전액 집행돼도 첨단전략산업 전반의 정책금융 수요를 모두 충당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방산업계도 이미 자금지원 부족의 위험을 경험하고 있다. 2023년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계약 당시 금융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수출 차질 가능성이 제기됐고, 업계에서는 일본이 3대 메가뱅크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자금을 집중 지원하는 것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사실상 단독으로 버티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가격 급등과 벤처금융 취약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지난 1년간 DRAM과 NAND 가격이 약 4배 뛰면서 소비재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Apple은 16인치 MacBook Pro 가격을 300달러 인상해 최고 사양 모델 가격을 9,999달러로 올렸고, Microsoft는 8월 1일부터 Xbox Series S 가격을 100달러에서 150달러 인상할 예정이다.Bloomberg가 전한 바에 따르면 Apple은 온디바이스 AI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M6 칩의 고사양 버전을 건너뛰고 기본형만 출시하기로 했다. TechInsights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 투자로 메모리 가격 급등이 이어졌다고 분석했고, Micron의 Sumit Sadana 최고사업책임자는 2023년 메모리 불황기 고객사들의 과도한 가격 인하 압박이 설비투자 축소를 낳아 현재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벤처금융에서도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은 뚜렷하다. 하나금융연구소와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U.S. 벤처대출 시장은 530억달러, 약 82조원으로 한국의 7천만달러, 약 1천억원보다 약 750배 크다. UK와 일본에서 벤처대출이 벤처캐피털 지분투자의 24%에서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1%에도 못 미쳐, 초기 투자 이후 후속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저가 지분 매각이나 성장 지연에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 매체는 반도체·해상풍력·조선·방산처럼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전략산업에서 국내 은행과 정책금융의 자금공급 여력이 부족해 외국계 금융 의존이 커지고 있다는 흐름을 짚은 바 있습니다. 당시 기사에서는 은행의 자본 규모 한계와 위험회피 성향, 국책은행 지원 한도 문제가 맞물리면서 메가뱅크 추진과 국책은행 확대, 은산분리 완화 등 제도 재검토 논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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