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AI 인프라, 메모리 가격 상승과 전력망 병목 압력 확대

SK하이닉스와 AI 인프라, 메모리 가격 상승과 전력망 병목 압력 확대
AI 인프라, 메모리 부담 가중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와 전력 장비, 회사채 시장 전반에서 공급 제약과 가격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SK그룹과 업계는 메모리 수요 구조가 AI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전력망 장비 부족과 장기 자금조달 비용 상승도 AI 인프라 확대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하이라이트

  •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은 AI 기반 키밸류 캐싱 수요 증가로 메모리 가격 급등과 공급 병목, 사업모델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 업계는 HBM4가 올해 하반기 기가비트당 약 2달러에서 내년 4~5달러 이상으로 오르고, HBM 제조에 필요한 웨이퍼 생산능력과 장기공급계약이 공급 부족을 심화시킨다고 전망했다.
  •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미국 내 전력망 장비 납기가 최대 4년, 변압기 비용이 내년 최대 10% 상승하며, 2025년까지 관련 채권 발행도 5,700억 달러를 넘었다.

AI 메모리 수요 구조 변화와 가격 전망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메모리반도체가 더는 전통적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AI 토큰 사용 급증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생산시설 제약으로 공급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히 AI 모델이 텍스트 생성 과정에서 재계산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에 저장하는 키밸류(KV) 캐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메모리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메모리(MaaS) 같은 새 사업 모델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메모리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면 소매와 자동차 등 전통 산업과 반도체 업계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며 설비투자 여력을 키우고 있다고 언급했고, SK하이닉스도 과거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기술 옵션 개발과 신사업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미 투자 요구와 관련해서는 리쇼어링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선거 일정이나 특정 인물 임기에 맞춘 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ADR을 글로벌 인재 영입을 위한 스톡옵션 보상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HBM4 가격이 올해 하반기 기가비트당 약 2달러에서 내년 4~5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기가비트당 1.5~1.6달러 수준인 HBM3E 가격도 동반 상승이 예상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올해 4분기께 내년 HBM 공급 가격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출하를 앞두고 HBM4 수요는 확대되지만 공급 병목은 더 심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 제조에 범용 D램보다 약 세 배 많은 웨이퍼 생산능력이 필요하고, HBM4는 DDR5보다 생산 주기가 길고 초기 수율도 낮아 가격 상승 압력이 크다고 본다.

대형 AI 고객사들이 3~5년 장기공급계약으로 물량을 선점하는 점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업계는 이 물량이 범용 D램 생산능력의 20~30%를 묶어둘 수 있고, 내년부터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가량이 대형 고객사에 우선 배정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HBM 대신 DDR5를 택하는 수요가 늘면서 DDR5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공급 업체의 DDR5 이익률이 80%를 넘어서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부 생산능력을 DDR5로 재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력망 장비 부족과 AI 자금조달 부담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망 장비 공급난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장비를 지금 주문해도 4년 뒤에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나타나며, AI 산업의 병목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 인프라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I 인프라 확충과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겹치며 변압기와 승압기 등 주요 부품의 납기가 기존 1~2년에서 3~4년으로 길어지고 있다. 우드매켄지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의 발전기용 승압 변압기 수요가 274% 증가했고, 해당 장비의 리드타임이 올해 1분기 기준 약 3년 1개월을 넘었다고 집계했다.

해저 초고압케이블 생산업체들은 최대 2029년까지 주문이 찬 상태이며, 수요 급증에 따라 내년 변압기 비용도 최대 1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드매켄지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이 2030년까지 현재의 약 4.5배인 110GW로 늘고, 전력 장비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비중도 최대 40%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알리안츠리서치는 핵심 전력 장비 공급 부족률이 약 30%에 이르며 HBM 부족과 인력난까지 겹쳐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절반가량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전력 업계는 프로젝트 5년 전부터 장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고, 브룩필드는 블룸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금융 지원을 5배로 확대했다.

채권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비용도 변수로 떠오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30년물 채권금리는 발행 약 2주 만에 6.7%에서 7.3%로 상승했고, 미국 30년 국채 대비 신용 스프레드는 2%포인트를 넘어섰다.

오라클도 만기가 길어질수록 다른 빅테크보다 위험 프리미엄이 더 크게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자본지출이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성을 낼지에 대한 의문과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 때문에 장기채를 더 위험하게 평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AI 관련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의 두 배를 넘는 5,700억 달러에 달한다. 단기채 중심의 수요 쏠림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장기채 발행 비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이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차세대 HBM 수요 증가로 HBM4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공급사 쪽으로 기울고, HBM3E·DDR5까지 연쇄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3~5년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생산 병목으로 물량이 대형 AI 고객사에 우선 배정되면서, 장기계약을 맺지 못한 고객들의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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