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중기 재정계획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기초연금 등 주요 복지 의무지출이 외부 추계보다 낮게 반영되면서 재정 여력과 건전성이 실제보다 양호하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 기대 세입 전망을 낙관적으로 잡은 상황에서 의무지출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성장 투자 축소나 추가 차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하이라이트
- 정부는 향후 5년 국민연금 급여지출을 318조 원으로 추계했으나 국회예산정책처, 국민연금연구원은 각각 339조 원, 342조 원을 예상한다.
-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계한 향후 5년 총지출은 정부 계획보다 79조9000억 원 많고, 2030년 총지출도 1035조8000억 원으로 정부 계획을 30조6000억 원 상회한다.
- 반도체 세수 변동성과 미래대응기금 구조로 재정 부담이 심화될 수 있으며, 특히 반도체 세수 둔화 시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커진다.
복지 3대 지출 추계 차이와 재정계획 부담
SeDaily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향후 5년간 국민연금 급여 지출을 318조 원으로 추계했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339조 원, 국민연금연구원은 342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추계가 기금 편성의 기초가 되는 연구원 전망보다도 24조 원 낮다는 의미다.실제 집행 과정에서도 국민연금 지급액 부족을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일이 반복된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급여 지출을 각각 3조5000억 원, 2조9000억 원, 5000억 원, 1조2000억 원 늘렸다.
고용보험 의무지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정부는 향후 5년간 85조 원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예정처는 95조 원을 전망한다. 올해 상반기 출산과 육아휴직 이용이 예상보다 많아 육아휴직급여 예산 집행이 빨라진 점 등이 반영됐다.
기초연금 역시 정부는 136조 원, 예정처는 143조 원으로 추계한다. 예정처는 정부가 내년부터 저소득층 급여 인상과 부부 동시 수급 감액 완화에 따른 추가 지출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본다.
반도체 세수 변동성과 미래대응기금 우려
복지 의무지출 외에 지방 이전 재원과 이자 지출 전망 차이까지 합치면 예정처가 추계한 향후 5년 총지출은 정부 계획보다 79조9000억 원 많다. 2030년 총지출은 정부 계획보다 30조6000억 원 많은 1035조8000억 원으로, 의무지출 비중도 정부 예상 53.5%보다 높은 54.9%에 이른다.이 경우 늘어나는 의무지출을 감당하면서 연구개발과 성장 투자를 확대하려면 다른 지출을 줄이거나 추가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올해와 내년 반도체 초호황 지속을 전제로 세입을 바라보는 가운데, AI 리스크 등으로 반도체 세수가 흔들리면 재정건전성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미래대응기금의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래대응기금 사업비 45조4000억 원 가운데 58.4%는 기존 사업을 옮겨온 것이고, 아동기본수당처럼 축소가 어려운 사업도 포함돼 재원이 줄면 일반회계로 부담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회 미래대응기금 공청회에서 계속 사업은 일반회계에 편성하고 기금은 세수 변동 완충과 한시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부와 예정처의 추계 차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중기적인 의무지출 증가 추세를 반영한 예산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매체는 앞서 연기금이 증시 급락 국면에서도 순매도를 이어가며 시장 방어 역할이 약화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운용 한도에 근접하거나 초과해 추가 매수가 제한되고, 리밸런싱 유예·목표 비중 조정 등 운용 제약과 투명성 논란이 함께 제기됐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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