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로봇 등 성장 기대가 큰 업종과 석유화학처럼 업황 불확실성이 큰 업종 사이의 자금 조달 여건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치면서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이라이트
- HL만도와 한온시스템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각각 1조8950억원, 1조6150억원의 주문을 받아 모집액 대비 10배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며 민평금리 대비 최대 33bp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
-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케미칼 등 성장 기대가 낮은 업종의 회사채는 모집액이 간신히 채워지거나 오버금리(최대 33bp)에서만 조달되는 등 조달 여건 악화.
-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 자금이 성장 업종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부진 업종 기업은 금리 부담 악순환 우려 확대.
수요예측에서 드러난 업종별 자금조달 온도차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업계는 28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성장 산업 관련 기업들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업황 개선 기대가 크지 않은 기업들은 모집 물량을 채우더라도 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HL만도(AA-)는 21일 14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89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경쟁률은 약 13.5대 1이며, 금리는 민평 대비 3년물 기준 마이너스 16bp로 결정됐다. 자금이 몰리면서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흥행 배경으로는 로봇 사업 기대감이 꼽힌다. HL만도는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 김성래 연구원은 2028년 북미 첫 양산을 감안할 때 HL만도의 로봇 사업 가치가 1조46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공조 부품사 한온시스템도 16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모집에 1조615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2년물은 민평 대비 마이너스 26bp, 3년물은 마이너스 33bp로 금리가 형성되며 우호적인 조건에서 자금을 모았다.
부진 업종 부담 확대와 금리 인상 우려
반대로 성장 기대가 낮은 업종에서는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A+)는 20일 500억원 모집 수요예측에서 66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고, 1년 6개월물은 민평 대비 25bp, 2년물은 16bp 높은 수준에서 발행이 확정됐다. LG헬로비전(AA-)도 23일 수요예측에서 2년물 2bp, 3년물 1bp의 가산금리를 얹어 발행됐다.롯데케미칼(AAA)은 21일 30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750억원의 주문을 받았지만, 모집 물량은 민평 대비 30bp 높은 금리에서만 채워졌다.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고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이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했음에도 오버금리를 피하지 못했다. 증액 발행으로 4000억원까지 늘릴 경우 금리는 33bp 수준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양극화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회사채 시장의 대형 투자자들이 선호 업종에 자금을 집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부진한 기업은 향후 신용위험이 더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길어질수록 부진 업종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며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까지 커지면서 업황이 약한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 매체가 앞서 전한 12대 신산업 벤처투자 집중 흐름은 지난해 AI·반도체 등 신산업에 벤처자금이 대거 몰리며 전체의 76%를 차지했고, 기업당 평균 투자금도 비신산업 대비 크게 높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특히 AI 모델·인프라, 콘텐츠, 헬스케어 등 주요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도 신산업에 쏠리면서, 자금이 성장 섹터로 이동하는 구조적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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