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경쟁의 중심이 단순한 성능 비교에서 설계와 패키징 생태계 선점으로 이동하면서 한국 메모리 업계의 장기 우위에 대한 재평가가 나오고 있다. GPU 성능이 HBM 발전 속도를 앞지르며 이른바 메모리 월이 부각되는 가운데, 누가 더 잘 만드는가보다 누가 초기 설계 단계에 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이라이트
- 박정임 대표는 AI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이 메모리 제조력보다 설계 초기에 시스템 패키징에 깊이 관여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 Micron Technology가 NVIDIA와의 협력으로 HBM4 36GB 12단 제품 양산, HBM4E 2027년 양산 추진 등 AI 메모리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AI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Micron Technology 등 현지 기업이 설계·패키징 단계부터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설계 초기 참여가 핵심 변수
Maeil Business Newspaper Maekyung AX와의 인터뷰에서 박정임 Cape Freedom Asset Management 대표는 AI 시대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해서 메모리 기업의 주도권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메모리가 과거처럼 독립 칩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첨단 패키징과 긴밀히 결합된 하나의 공학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어, 향후 경쟁력은 AI 생태계의 설계 단계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HBM이 GPU와 같은 패키지 안에서 통합되면서 메모리가 사후적으로 선택되는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 초기에 정의되는 핵심 변수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구조에서는 제조 성능 자체보다도 설계 단계부터 포함되는지가 더 중요한 경쟁 우위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NVIDIA Corporation과 TSMC가 AI 반도체 생태계의 조율자 역할을 강화하는 반면, 한국 메모리 업체들은 여전히 핵심 공급자 위치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또 Micron Technology가 AI 전략 초기부터 NVIDIA Corporation과 협력 관계를 넓히며 HBM4와 LPDDR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Micron Technology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NVIDIA의 Vera Rubin 플랫폼용 HBM4 36GB 12단 제품이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7세대 제품인 HBM4E가 2027년 양산을 향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1-gamma 공정을 기반으로 한 256GB 저전력 차세대 메모리 모듈 LP SOCAMM2 샘플도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의 영향
박 대표는 AI 시대 경쟁이 단순한 메모리 성능 경쟁을 넘어 패키징, 공급망,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생태계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과제도 메모리 제조 역량 자체보다 글로벌 설계, 패키징, AI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는 NVIDIA Corporation이 미국 내 Intel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고 설계 단계부터 맞춤형 HBM을 정의하는 구조가 현실화하면, 미국 유일의 DRAM 기업인 Micron Technology가 TSMC와 Intel 모두와 연결된 입지를 바탕으로 유력한 메모리 파트너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기술력과 별개로 미국 중심 제조 생태계에 속해 있다는 점이 구조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 대표는 NVIDIA의 차세대 Feynman 아키텍처가 연산 설계자가 직접 설계하는 SRAM의 중요성을 높이는 방향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Co-Packaged Optics, CPO를 통한 네트워킹 개선으로 AI 데이터센터 내부 통신을 구리 기반에서 광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메모리 병목 완화의 한 축으로 거론했다.
그는 메모리 월 자체는 결국 산업이 해결할 문제이지만, 그 해법이 반드시 더 많고 더 좋은 메모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같은 메모리 자원으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KV 캐시를 압축하거나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처럼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도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SK hynix의 미국 ADR 상장 추진, 일본 KIOXIA Corporation 지분 투자, SanDisk Corporation과의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협력, 최태원 회장의 일본 협력 강조를 AI 생태계 내 의미 있는 위치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이어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개별 기업 대응을 넘어 국내외 OSAT 협력 강화,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전략 전환, 해외 생산기지 확장, 하드웨어 경쟁력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한 방향으로 조율할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매체는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이 메모리·HBM 판매 호조로 1분기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기술 경쟁력 복원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 점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노조의 전면파업 예고가 생산 차질과 공급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AI 확산 국면에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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