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벤처기업의 상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장 심사와 사후 관리 기준을 손보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Hyrium Industries가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다시 추진하면서, 주식 수가 아닌 의결권 기준으로 실질 지배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부각된다.
하이라이트
- 한국거래소는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위해 '최다 의결권자' 개념 도입 등 상장심사 기준 정비를 추진한다.
- Hyrium Industries가 복수의결권 구조로 기술특례상장 재추진에 나서면서 국내 최초 복수의결권 기업 상장심사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복수의결권 도입은 창업자 경영권 희석 우려를 줄여 IPO 공모 확대를 유도할 수 있으나, 실제 발행과 상장 사례는 아직 극히 제한적이다.
복수의결권 상장심사 기준 정비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의 코스닥 상장에 대비해 상장규정에 '최다 의결권자' 개념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규정은 통상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최대주주를 판단하지만, 복수의결권 기업은 주식 수와 실제 의결권 비중이 달라 실질 지배력 판단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는 이미 반영돼 있지만 거래소 규정에는 관련 내용이 아직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기업이 상장하더라도 심사와 사후 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의결권 기준 정의를 규정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정비는 Hyrium Industries의 기술특례상장 재추진과 맞물린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드문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지지 않아 일정이 한 차례 중단됐다.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각각 A, BBB 등급을 받아 기술평가를 통과했지만, 유효기간 6개월 안에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못해 절차가 지연됐다.
회사는 최근 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에 기술평가를 다시 신청해 기술특례상장 절차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서영 대표가 보유한 복수의결권 주식 4만주를 제외한 나머지 발행주식은 모두 보통주로 알려져 있으며, 복수의결권 주식은 상장 대상에서 제외되고 상장 3년 뒤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Hyrium Industries가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 국내 증시에서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이 상장심사를 받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벤처 IPO 유인과 국내 시장 영향
복수의결권 제도는 대규모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비상장 벤처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받아 최대주주 지위를 잃거나 보유 지분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주식을 발행할 수 있어, 창업자 입장에서는 투자와 국내 상장을 병행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다만 실제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기업은 Hyrium Industries와 Colosseum Corporation 등 소수에 그치며, 발행 요건이 까다롭고 정관 변경과 발행 결정에 총발행주식 4분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해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3년 뒤 복수의결권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되는 구조 역시 창업자 관점에서 제도 효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복수의결권을 단순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아니라 성장 기업을 국내 증시에 붙잡아 두기 위한 상장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된다. 벤처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외부 투자를 받기 때문에 창업자 지분 하락을 피하기 어렵고, 이 부담이 커지면 상장 과정에서 공모 규모를 키우기 어려워져 IPO 자금 조달 능력도 제한될 수 있다.
복수의결권이 실제 상장 사례로 이어지면 창업자는 경영권 희석 부담을 줄이면서 공모 규모를 확대할 수 있고, 시장은 유망 기술기업의 국내 상장 유인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Coupang을 포함한 일부 유니콘 기업이 창업자 지배력을 인정하기 쉬운 해외 시장을 택한 사례를 고려할 때, 국내 시장도 성장 기업을 붙잡기 위한 제도 설계를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Hyrium Industries가 기술평가를 통과하고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거래소는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에 대한 첫 상장심사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복수의결권 제도는 도입 자체보다 실제 상장 사례가 나와야 시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한다며, Hyrium Industries 사례가 거래소 규정 개선과 벤처기업 상장제도 정비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매체는 이전 기사에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생태계 변화에 주목하며, 매출·이익이 부족한 혁신 기업도 상장을 통해 성장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코스닥 대표 기술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상장 논의가 확대될 경우 코스닥 정체성 약화와 정책자금 수혜 기회 축소 등 시장 구조 전반에 미칠 파장도 함께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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