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계기준원장, ESG 공시 지연이 기업 부담 키운다고 지적

한국 회계기준원장, ESG 공시 지연이 기업 부담 키운다고 지적
ESG 공시 지연 우려

금융당국의 ESG 공시 로드맵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한국 회계기준원은 준비 지연보다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와 인프라 지원이 기업 부담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단계적 의무화에는 동의하면서도 Scope 3 유예와 거래소 공시 중심 접근은 국제 기준 대응과 정보 품질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이라이트

  • 금융위원회는 2028년부터 자산 30조원 이상 KOSPI 상장사 대상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로드맵 초안을 발표했다.
  •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해 Scope 3 공시 관련 인프라 제공과 자산 기준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ESG 공시는 정보 품질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거래소 공시보다는 법정 공시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무 공시 로드맵과 제도 설계 쟁점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서울 중구 회계기준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ESG 공시 논의가 의무화 여부나 연기 문제에만 머물면 오히려 기업 부담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기후리스크 대응 역량을 핵심 투자 기준으로 보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도 국제 기준에 맞는 공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내고 2028년부터 자산 30조원 이상 KOSPI 상장사를 시작으로 의무 공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초안은 거래소 공시를 거쳐 법정 공시로 전환하고 Scope 3 공시에는 3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여당과 국민연금이 보다 강한 기준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당초 지난달 말 예정됐던 최종안 발표는 미뤄진 상태다.

곽 원장은 단계적 도입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행 초안보다 기준이 더 강화돼야 ESG 공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무 공시 대상을 자산 30조원 이상보다 더 낮춰도 국내 경제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Scope 3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유예가 근본 해법이 아니라고 봤다. 공공 배출계수, 업종별 표준 방법론, 데이터 플랫폼 같은 인프라 지원이 충분히 제공되면 기업 부담을 낮추면서도 중요한 Scope 3 정보를 조기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정 공시 선호와 통합보고 전환 준비

곽 원장은 ESG 공시 형식으로는 거래소 공시보다 법정 공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Value-up 공시처럼 거래소 공시 방식으로 가면 정보가 체크리스트 수준으로 흐를 수 있지만, 법정 공시는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까지 연결돼 정보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 측의 법적 책임 부담을 고려한 세이프 하버 설계는 정교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히 면책을 제공한다고 선언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보호할지 세부적으로 설계해야 기업 부담과 정보 신뢰성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으로 기업의 재무 정보와 중장기 가치 정보를 연결하는 통합정보 생산 관점에서 ESG 공시 이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재무보고의 흐름이 현재 정보인 재무제표와 미래 정보인 지속가능성 공시를 함께 보는 통합보고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곽 원장은 3월 제10대 한국회계기준원장에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국내 도입이 예정된 IFRS 18 등 회계제도 변화와 함께 ESG 공시 체계도 기업과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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