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30원선을 넘어서며 국내 항공업계의 수익성 압박이 다시 커지고 있다. 외화 결제 비중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환율 상승이 리스료, 정비비, 공항 사용료, 유류비 부담을 동시에 키우면서 업계는 복합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 원달러 환율이 4일 1,529.7원에 마감하며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개장가 기준 1,530원을 돌파했다.
- 대한항공은 환율 급등으로 외화평가손실이 약 4,000억 원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저비용항공사의 달러 리스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 유럽 노선 18%, U.S. 노선 14% 증가하며 수요 확대가 비용 압박 일부를 상쇄하고 있다.
환율 급등과 항공사 비용 압박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3.3원 오른 1529.7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 초반에는 1530.8원까지 올라섰다.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선을 넘어선 것은 3월 31일 이후 두 달여 만이며, 개장가 기준으로 1530원을 웃돈 것은 2009년 3월 10일 이후 17년 3개월 만이다. 환율 급등은 달러 결제가 많은 항공업계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항공기 도입을 위한 리스료와 정비비, 해외 공항 사용료, 항공유 비용은 대부분 달러로 지급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마다 약 40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1442.40원이던 환율이 최근 80원 넘게 상승하면서 평가손실 규모도 약 4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에서 40%를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도 겹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비상경영을 선언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노선 축소에 나서고 있다. 기단을 직접 보유하기보다 리스에 의존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매달 수십억 원 규모의 달러 리스료를 지급해야 해 환율 고공행진이 길어질수록 적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여객과 화물 수요가 일부 방어막
다만 중동 불안에 따른 항로 재편과 운임 상승이 비용 증가분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4개월 연속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중동 항로 위험이 커지면서 해당 지역을 통과하지 않는 국내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으로 환승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유럽 노선 승객 수는 18%, U.S. 노선 승객 수는 14% 늘어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원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류비를 제외하면 항공 수요는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한다. 항공화물의 경우 중동 항공사의 벨리카고 활용이 막히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졌고, 해상운임 급등의 여파로 물동량 일부가 항공으로 이동하고 있어 화물 운임 상승이 실적 방어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에서 출발하며 원화 약세와 변동성이 다시 커진 배경을 짚었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이 휴장한 사이 중동 지역 군사 충돌이 격화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당국도 과도한 쏠림이 나타날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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