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우리은행, 유럽 은행권과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험 착수

신한은행·우리은행, 유럽 은행권과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험 착수
원화·유로 결제 실험

국내 은행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에 해외 결제망 연계 가능성을 점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참여한 이번 실험은 원화와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경 간 송금과 외환 결제의 실시간 처리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이라이트

  • Pangea 프로젝트는 Kivalis와 UNIKA 협업으로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경 간 지급결제 T+2에서 실시간 T+0 구조 전환을 실증한다.
  • 유럽 37개 금융기관이 단일 유로 스테이블코인 표준 마련에 참여하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국내 약 10개 은행이 협력 중이다.
  • UNIKA 출범과 Pangea 실험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 및 글로벌 인프라 표준화 경쟁에 중대한 변수로 부각된다.

한·유럽 공동 실증 구조와 기술 방식

체인링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Point Zero Forum 2026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eoul Economic Daily에 따르면, 'Pangea'는 유럽 37개 은행이 참여하는 민간 컨소시엄 Kivalis와 한국의 UNIKA가 함께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다.

Pangea는 원화와 유로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경 간 외환 거래와 지급결제 구조를 거의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검증한다. 기존 외환 거래가 통상 거래 체결 후 2영업일 뒤 결제되는 T+2 방식을 쓰는 것과 달리, 이 프로젝트는 이를 실시간 T+0 결제 구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둔다. 양 통화의 지급이 동시에 이뤄지는 PvP 방식의 원자적 결제를 구현해 일방 미결제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Kivalis는 유로 코인 발행을 위해 유럽 주요 은행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조직이다. 유럽연합이 2023년 MiCA 규제 체계를 마련한 뒤 유럽 은행권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디지털 결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로 기반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 BNP Paribas, UniCredit, Intesa Sanpaolo 등을 포함해 15개국 37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며, 은행별로 개별 코인을 발행할 경우 시장이 분절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단일 유럽 표준에 가까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측 UNIKA는 이런 유럽 은행권의 공동 대응 흐름에 맞춰 국내 은행들이 구성한 자율 협의체다. 신한은행, 전북은행, 케이뱅크, Fair Square Lab, Open Blockchain & DID Industry Association를 중심으로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프로젝트 방향, 글로벌 협력, 공동 대응 사안을 논의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약 10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으며 추가 참여 기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기존 은행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SWIFT와 ISO 20022 같은 기존 금융 메시징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은행들이 이미 쓰는 국제 지급 메시지 체계는 유지한 채 실제 결제 단계에서 원화·유로 코인을 활용해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체인링크는 데이터, 상호운용성, 오케스트레이션 표준을 제공하고, Fair Square Lab은 온체인 외환 거래 엔진을 맡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앞둔 은행권 영향

금융권은 이번 사업을 지난해 추진된 한·일 스테이블코인 송금 실증인 'Project Pax'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당시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케이뱅크가 참여했고, 2단계 참여 대상으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거론됐다. Pax가 한·일 간 송금과 결제 가능성을 시험한 실험이었다면, Pangea는 이를 유럽으로 넓혀 원화 코인이 글로벌 통화·결제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

국내에서는 원화 코인의 발행 주체, 규제 틀, 은행과 빅테크, 가상자산 사업자 간 역할 분담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원화 코인이 국내 결제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송금, 무역 결제, 외환 결제로 확대되려면 해외 금융기관과의 연계 구조가 필수적이다. MiCA를 바탕으로 제도 기반을 먼저 구축한 유럽 은행권과의 협력은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표준 논의에 조기에 참여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UNIKA 출범은 은행권 내부의 주도권 경쟁에도 변수로 거론된다. 개별 은행이나 금융그룹이 각자 발행 법인 설립과 빅테크, 거래소 제휴를 추진하더라도 국경 간 지급과 외환 결제는 단일 사업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UNIKA를 통해 축적되는 기술 검증 결과와 글로벌 협력 경험이 향후 은행권 공동 인프라 논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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