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물가 압력 확대에 금리 인상 사이클 전환 시사

한국은행, 물가 압력 확대에 금리 인상 사이클 전환 시사
금리 인상 신호 포착

중동 전쟁 이후 유가와 환율이 함께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부총재가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경로를 가늠할 분기점으로 주목된다.

하이라이트

  • 류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사마르칸트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및 성장 전망 변화로 금리 인상 사이클 전환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 국제 투자은행들은 2024년 한국 물가 전망을 JP모건 2.7%, BofA메릴린치 2.9%로 상향 조정했으며, 성장률도 JP모건체이스 3.0%, Capital Economics 2.7%로 제시했다.
  • 류 부총재 발언 직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금리 3.615%(+0.02%p), 10년물 3.932%(+0.009%p)로 전 구간 금리 상승 전환 발생했다.

사마르칸트 발언과 정책 전환 신호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류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 AD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으로 옮겨갈 시점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르고 있어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이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금융통화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한은 부총재가 공개 석상에서 금리 인상을 직접 거론한 첫 사례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1년간 동결해 왔다. 올해 1월에는 인하 기조 종료를 시사했지만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이번 발언은 고유가와 물가 상방 압력,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 흐름을 반영한 기조 변화로 해석된다.

류 부총재는 지난해 말까지는 한 차례 추가 인하로 완화 국면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중동 전쟁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금리 동결 당시와 비교해 성장률이 2.0%를 크게 밑돌 가능성은 낮고, 물가는 2.2%를 웃돌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류 부총재는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2월보다 상단과 평균 모두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밝혀, 위원들의 기준금리 경로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물가와 성장 전망, 채권시장 반응

이번 매파적 신호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하다는 판단과 맞물려 있다. 정부의 유가 상한제 등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선제적 긴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인식이다.

해외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물가 전망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JP모건은 3월 1.7%였던 전망치를 지난달 2.7%로 1.0%포인트 올렸고, BofA 메릴린치도 2.1%에서 2.9%로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였던 데 이어 4월에는 유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돼 2%대 중후반이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성장률 전망이 예상보다 견조한 점도 금리 인상 전망을 뒷받침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내수 강세를 배경으로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올리고 있으며, Capital Economics는 지난달 말 2.7%, JP모건체이스는 3.0%를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발표된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1.7%로 유지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2.4%에서 2.5%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배경 속에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를 넘어 두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메리츠증권의 윤여삼 연구위원은 현재로서는 연내 최대 두 차례 인상이 가능하며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한 번씩 올려 연말 최종 기준금리가 3% 안팎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류 부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3.615%, 10년물 금리는 0.009%포인트 상승한 연 3.932%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국제유가 하락과 이란의 새 협상안 소식에 강세를 보였지만, 발언 보도 이후 전 구간 금리가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 류상대 부총재의 ‘금리 인상 사이클 전환’ 가능성 언급을 두고, 우리 매체는 물가 상방 위험과 성장 흐름이 맞물리며 시장의 정책 기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기사에서는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와 점도표에서 긴축 전환 여부, 그리고 향후 기준금리 전망의 상단·평균치 상향 가능성이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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