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예고되면서 자체 사업만으로 요건 충족이 어려운 중소형 상장사들이 외부 사업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 매출 보강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인수가 늘면 경쟁력이 낮은 기업의 연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코스닥 상장 유지 요건이 7월 시가총액 200억원, 연차별 매출 기준 강화로 인해 중소형사 방어적 M&A가 급증하고 있다.
- Shin Laam Pharmaceutical은 2023년 3월 Woosung Pharmaceutical 인수로 연결 매출이 92억원, 전년 대비 135% 상승하며 총부채도 61% 감소했다.
- Kespion이 1월 MBTB 인수 후 5월 5일 시가총액이 221억원을 기록했으나, 사업 시너지 부족으로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화되는 퇴출 기준과 인수 움직임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상장 중소형사들은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흐름을 확보한 사업을 사들여 상장유지 요건에 대응하는 인수합병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7월부터 적용되는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맞물려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본다.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1월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높아졌고, 7월에는 다시 200억원으로 올라간다. 매출 기준도 현재 30억원에서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폐지 기업 수는 2023년 8곳에서 2024년 20곳, 2025년 38곳으로 늘고 있다.
중소형 M&A 자문사 WMD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래 사업 확보를 위한 전략적 거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즉시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을 찾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사업만으로 강화된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사실상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흐름이다.
대표 사례로는 Shin Laam Pharmaceutical의 Woosung Pharmaceutical 인수가 거론된다. Shin Laam Pharmaceutical은 지난해 3월 약 125억원에 수액제 전문업체 Woosung Pharmaceutical을 인수했고, 당시 Woosung Pharmaceutical은 주요 병원을 거래처로 둔 안정적 매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2024년 Shin Laam Pharmaceutical 매출은 39억원, Woosung Pharmaceutical 매출은 81억원이었으며, 인수 이후 연결 매출은 약 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이어졌지만 총부채는 전년 대비 61% 감소한 약 67억원으로 집계됐다.
교육업종에서도 유사한 거래가 나온다. 영어교육업체 Gold & S는 1월 SJW International의 교육사업인 Siwon School을 약 50억원에 인수했다. 인공지능 기반 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한 온라인 어학교육 브랜드를 편입한 뒤 Gold & S의 1분기 매출은 약 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8% 늘었고, 회사는 기존 교육 콘텐츠 사업과의 시너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시너지 부족 거래에 커지는 우려
반면 업계에서는 본업 연관성이 낮은 거래가 늘어날 경우 상장유지 외에 뚜렷한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매출 외형만 키우는 인수가 반복되면 시장에 경쟁력이 약한 기업이 남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통신 안테나 업체 Kespion이 1월 여드름 패치 업체 MBTB를 21억원에 인수한 사례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보다 상장폐지 위험 회피를 위한 단기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통신장비와 여드름 패치 사이의 사업적 접점은 제한적이고, MBTB 역시 인수 당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Kespion은 지난해 27억원, 2024년 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월 5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21억원으로, 7월부터 적용될 200억원 기준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방어적 M&A가 사업 시너지보다 상장 지위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단순 매출 부풀리기 목적의 인수가 이어지면 경쟁력이 낮은 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잔존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이전 보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 3개 구간으로 나누는 시장 재편안을 추진하며, 기업 규모·실적·지배구조에 따라 구간 이동과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뤘다. 특히 프리미엄 구간을 100개 내외 우량기업으로 압축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ETF 등 수동형 자금과 연기금 같은 장기 자금 유입을 촉진하려는 목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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