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업계, 7일 처방 제한안에 반발 확대

비대면진료 업계, 7일 처방 제한안에 반발 확대
비대면진료 7일 제한 논란

정부가 비대면진료 초진 환자의 처방 일수를 7일로 제한하고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중 상한을 30%로 두는 규제를 추진하면서 의료 현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업계 설문에서는 만성질환자 진료 연속성 저하와 야간 소아진료 접근성 약화, 의사 참여 축소 가능성이 함께 제기된다.

하이라이트

  • 닥터나우·나만의닥터 등 비대면진료 참여 의사 62.1%가 초진 환자 7일 처방 제한, 52.9%가 처방 약품 제한에 반대 입장 밝혔다.
  • 응답 의사 53.7%는 하위법령 시행 시 월 진료 건수 20% 이상 감소, 13.6%는 비대면진료 참여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 업계는 단기 처방 증가로 약국 재고 부담과 의료취약지 환자 의약품 접근성 저하 등 전방위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설문으로 드러난 규제 반대와 현장 우려

원산협이 27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솔닥, 굿닥 등 회원사 플랫폼에서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사 1300명을 대상으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는 초진 환자 7일 이내 처방 제한, 처방 의약품 범위의 행정적 제한,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30% 상한 등 3대 규제안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응답 의사들은 정부가 검토 중인 일률적 규제에 우려를 나타낸다. 초진 환자 처방 일수를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에는 62.1%가 반대했고, 처방 의약품을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에도 52.9%가 반대했다. 복수응답 기준으로는 70.6%가 장기 복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치료 연속성 제한을 가장 큰 우려로 꼽았다.

원산협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3회 이상 이용한 환자의 73.9%는 동일 약물을 반복 처방받는 만성질환 또는 반복 관리 목적 환자였다. 이 때문에 초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방을 7일로 제한하면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가 매주 재진을 반복하거나 치료가 중단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우려로는 대면진료가 어려운 환자의 접근성 저하가 제시된다. 응답자의 39.3%는 직장인과 돌봄 제공자 등 대면진료 접근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 접근성 제한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신규 이용자의 98%가 초진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가 비대면진료를 선택하는 환자의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재원 원산협 공동회장은 초진 환자 7일 제한이 만성질환자와 경증 환자의 진료 연속성을 떨어뜨리고 반복 재진을 불가피하게 해 환자의 의료비와 시간 부담 등 사회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면진료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 참여 축소와 의료 접근성 파장

설문에서는 하위법령이 확정될 경우 비대면진료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확인된다. 응답자의 36%는 법 시행 전부터 비대면진료 지속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고, 53.7%는 월 진료 건수가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13.6%는 사실상 참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진료가 한시 허용에서 시범사업으로 전환될 당시 의사 참여 급감으로 혼선이 발생했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주간 외래만 운영해도 비대면진료 비율이 30%를 넘는 경우가 잦다며, 하위법령이 시행되면 기존 야간 비대면진료 유지가 어려워져 소아 환자의 야간 진료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국 현장에서도 단기 처방 증가에 따라 재고 관리 부담이 커지고, 이는 조제 거부 사례나 의료취약지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료 공급 체계 전반에서 규제의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업계가 우려하는 배경이다.

소통 부족 역시 핵심 문제로 꼽힌다. 응답자의 78.3%는 실제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인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고, 반영됐다고 본 응답은 7.0%에 그쳤다. 59.6%는 정부 규제안의 목적과 근거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안정적 제도 도입 과제로는 의사의 처방권 등 전문적 재량을 존중하는 입법이 63.6%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어 비대면진료 비율 제한 완화 45.6%, 의사와 환자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40.1%, 현행 처방 일수 유지 및 완화 39.0% 순으로 집계됐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회와 정부에 현장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슬 원산협 공동회장은 일률적 규제보다 실제 운영 성과와 근거에 기반한 관리 체계를 통해 의사의 임상적 판단권과 환자 안전 보장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의 이전 보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플랫폼 관련 복합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조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규제 집행 역량을 강화하는 흐름을 다뤘다.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과징금 상향,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한 시장 참여 제한, 담합 처분시효 연장 등 제재 수위와 제도 개편 방향도 함께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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