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수입 원자재와 부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대기업 납품 단가에 비용 상승분을 제때 반영하기 어려운 계약 구조까지 겹치며 의료, 반도체 장비, 제약, 식품 등으로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 7일 원달러 환율이 1,550원까지 오르며 제조업체들은 원자재·부품 수입 비용 급등으로 전방위적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 Company A·B·C 등 주요 제조기업들은 알루미늄(24%), PVC(60%↑), GPU(100%↑) 등 핵심 자재와 부품 가격이 급등해 납품단가 인상과 영업이익 하락을 겪고 있다.
- 제약·소비재 업계는 원료 의약품 자급률 31.9%에 그치고, Hanmi·Daewoong 등 주요 제약사 모두 100억원 안팎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원자재 수입 비용과 납품단가 압박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7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550원 수준에 이르면서 제조 현장의 비용 부담이 전방위로 커지고 있다. 3월 발발한 중동 전쟁 여파로 원자재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대기업 공장 건설용 알루미늄 패널을 공급하는 Company A는 베트남산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올해 초 kg당 5,000원에서 이달 6,200원으로 24% 오르며 경영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배관 파이프를 생산하는 Company B도 원가의 50~60%를 차지하는 PVC 레진 가격이 t당 11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60% 넘게 뛰면서, 그동안 묶어 둔 제품 가격을 최근 30~40% 인상했다.
반도체 웨이퍼, 글라스 기판, HBM 관련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Company C 역시 핵심 부품 가격 상승에 직면해 있다. AI 소프트웨어 구동에 필요한 Nvidia GPU 가격은 연초 대비 두 배로 뛰었고, 검사장비에 쓰이는 최고사양 GeForce RTX 5090은 600만원에 이르렀으며, 머신비전 장비용 센서 가격도 이달부터 30% 올랐다. Company C는 납품가를 환율에 연동하는 방안을 대기업 고객사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부품 가격이 매달 오르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제지업계도 핵심 원재료인 펄프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 펄프 관련 재료비 비중은 적게는 60%, 많게는 80%에 달해 원화 약세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제약·소비재로 번지는 수익성 악화
고환율 부담은 의료 현장에도 파급되고 있다. 국내 병원에서 사용하는 대형 의료장비와 핵심 치료재료, 수술 소모품 상당수가 수입품이어서 환율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으며, 한 대학병원 교수는 심장수술에 필수적인 대동맥판막이 개당 3,000만원에 이르고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단순 수술 비용도 환율 영향으로 10% 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완구업계는 폴리프로필렌 등 플라스틱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한 중견 완구업체는 올해 초와 비교해 원가만 7%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고, 다른 업체는 중동 전쟁 이후 물류비가 거의 세 배로 뛰었지만 원화 가치 하락 속에서 판매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제약업계도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31.9%에 그치고, 거래의 약 70%가 유럽, 중국, 인도에 집중돼 달러 결제가 비용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환율 영향으로 원료 조달 비용이 10~30% 급등하고 있으며, 국내 의료제도 특성상 약가를 임의로 올리기 어려워 제약사들이 환율 부담을 자체 흡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Hanmi Pharmaceutical의 원료 수입 규모는 781억원, Daewoong Pharmaceutical은 478억원으로 집계돼 주요 제약사마다 약 100억원 안팎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식품업계에서도 BBQ가 치킨, 밀가루, 올리브유 등 튀김유 가격 상승으로 현재 비용에 수십억원이 더해지고 있다고 밝히는 등,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이중 부담이 소비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60원대를 돌파한 뒤 기업들의 달러 예금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며 추가 원화 약세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순매도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대외 요인이 환율 상방 압력을 키우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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