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투표용지 인쇄 하한 낮춘 뒤 전국 91곳서 부족 사태

중앙선관위, 투표용지 인쇄 하한 낮춘 뒤 전국 91곳서 부족 사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비공식적으로 낮춘 사실이 드러난다. 기준 완화 이후에도 부족 사태 대응 지침과 보고 체계가 미흡해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1시간 30분 넘게 중단된다.

하이라이트

  • 중앙선관위가 공식 회의 없이 투표용지 인쇄 하한을 60%에서 50%로 낮춘 뒤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이 발생했다.
  •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는 최대 105분 동안 투표가 중단됐으며, 부족 투표용지는 애초 4,726장에서 7,194장으로 증가했다.
  •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대검찰청이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법원과 정치권도 증거보전 및 국정조사 등 후속조치를 논의 중이다.

인쇄 기준 완화와 부족 발생 경위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과 김민원 전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10일 제출받은 자료에서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별도 공식 회의 없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의 투표용지 인쇄 하한을 60%에서 50%로 낮춘다.

같은 달 24일에는 선거정책 책임자의 기존 결정과 같은 내용으로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도 개정되지만, 이 역시 공식 회의는 없었다. 이후 각 지역 선관위는 새 기준에 따라 인쇄 물량을 산정했고,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는 잠실3동과 4동을 제외한 나머지 25개 동에서 투표용지를 50% 수준으로 인쇄하기로 결정한다.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송파구의 투표율은 65.8%로 서울 평균 63.6%보다 2.2%포인트 높았고,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 성동구, 양천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하한이 2009년 80%, 2016년 70%, 2021년 60%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참여 확대, 짧은 인쇄 시간에 따른 인쇄업체 확보 어려움, 수백만 장의 투표용지 검수와 보관 부담, 잔여 투표용지 유실 우려 등을 기준 완화 배경으로 제시한다. 특히 선거일 투표율 대비 과도한 물량 인쇄는 부정선거 의혹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든다.

관리 공백과 수사 확산

하지만 자료에는 투표용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부족 사태 발생 시 업무 처리 절차와 역할 분담 같은 지침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별 일련번호 부여 체계, 추가 예산 기준, 배부 절차가 없어 신속 대응이 어려웠다고 보고한다.

상황 보고 체계도 원활하지 않았다. 각 투표소에서 6명에서 13명이 투표 관리, 우편투표, 개표 준비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직후 즉시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2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23곳, 인천 11곳, 대구 4곳, 부산 3곳, 울산·경남·전남 각 2곳, 충북·전북 각 1곳이다.

부족 분량은 애초 4,726장으로 알려졌지만,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새 자료에서는 7,194장으로 늘어난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1시간 30분 넘게 투표가 중단됐고, 최장 중단 시간은 105분이었으며 송파구 내 3개 투표소는 중단 시간을 정확히 집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논란이 커지자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에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경위 파악에 나선다. 서울동부지법도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의 투표함 보관함, 폐쇄회로 TV 영상, 선관위 직원 대화기록 등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 일부를 받아들이며, 여야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추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중앙선관위 책임론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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