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레버리지 투자 74.8조원 근접, 한국은행 변동성 확대 경고

한국 주식 레버리지 투자 74.8조원 근접, 한국은행 변동성 확대 경고
레버리지 투자 급증 경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 속에 차입을 통한 주식 매수와 레버리지 ETF 투자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금융안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가 조정이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와 레버리지 ETF 환매가 겹치며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하이라이트

  • 한국 주식시장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5개월 만에 82.4% 늘어나 5월 말 74조8천억원에 도달하며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졌다.
  • 증권사·투자펀드 RP 매도 잔액이 2015년 1월 대비 9.7배 급증해 5월 228조2천억원에 이르렀고, 차환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 가상자산 선물 미결제약정이 올해 5월 1천251억달러를 유지하고 국내 증시에서는 3∼5월 해외 펀드 순유출이 616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금융안정보고서가 짚은 레버리지 확대

한국은행의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의결한 이번 보고서는 증시 상승 국면에서 추가 수익을 노린 레버리지 투자가 급증하며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은행은 증권사에서 투자 목적으로 빌린 신용대출과 예탁금 담보대출, 그리고 기초자산보다 등락폭이 크게 설계된 레버리지 ETF를 모두 레버리지 투자로 분류했다.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과 예탁금 담보대출 잔액은 5월 말 39조4천억원으로 1년 전 19조2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레버리지 ETF 순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12조8천억원에서 올해 5월 35조4천억원으로 176.6% 급증했다. 이를 합한 주식시장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41조원에서 5개월 만에 82.4% 늘어난 74조8천억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기타 가계대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도 주식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본다. 주택 관련 대출뿐 아니라 주식 관련 대출 역시 가계부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Samsung Electronics와 SK hynix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해당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 손실이 커진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 더 넓은 범위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가격 변동성을 높일 수밖에 없고, 가격 하락 시 반대매매가 발생해 변동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한다. 그는 차입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도 변동성 확대로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외부효과를 지적한다. 반대매매가 급락장에 집중되면 추가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고, 레버리지 ETF 역시 환매 증가나 포지션 조정을 통해 가격 변동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기자금과 파생시장으로 번지는 부담

레버리지 위험은 단기자금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증권사와 투자펀드가 국공채 등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환매조건부채권, RP 거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와 투자펀드의 RP 매도 잔액은 올해 5월 228조2천억원으로, 2015년 1월 23조6천억원의 9.7배 수준이다.

특히 투자펀드의 RP 잔액은 지난해 1월 93조8천억원에서 올해 5월 150조5천억원으로 60.4%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국공채 담보 단기자금 거래가 즉시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자금을 공급하는 펀드에서 환매 요구가 늘면 증권사와 투자펀드가 새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차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레버리지 청산 구조는 가상자산과 해외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가상자산 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해 9월 2천41억달러까지 불어난 뒤 올해 5월에도 1천251억달러를 유지한다. 가격 하락이 증거금 부족과 강제 청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추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에서도 유사한 경로가 거론된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는 3월 297억8천만달러, 5월 318억3천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한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의 파생상품 청산이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을 키웠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이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고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는 동시에 취약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본다. 장 부총재보는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의 공조를 이어가고, 시장 안정과 취약 부문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삼성전자·SK hynix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 이후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조정장에서 기초자산 대비 두 배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며 고위험 투자에 대한 경계가 커진 점을 짚었습니다. 당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됐고,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 상향, 투자자 보호 강화, 수수료 조정 및 추가 상장 제한 등 대응책을 검토하는 흐름도 함께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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