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군 복무 중 과중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장병이 해마다 약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복무 전 사기 피해나 생활비 대출을 안고 입대한 경우에 더해, 최근에는 주식, 가상자산, 온라인 도박 손실이 빚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이라이트
- 최근 5년간 현역병,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 직업군인 등 군 복무 인력의 평균 채무는 5,000만원대에 달해 채무조정 신청이 증가했다.
- 병사 월급 상승과 스마트폰 사용 확대로 가상자산 투자, 온라인 도박, 고금리 대출 등에 노출된 군 장병이 늘고 있다.
- 전문가들은 단순 급여 인상만으로 군 장병 채무 문제 해결이 어렵고, 구조적 청년부채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 장병 채무조정 배경과 규모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실을 통해 Maeil Business Newspaper가 입수한 신용회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현역병,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 직업군인 등 군 복무 인력은 생활비 부족, 소득 감소, 질병·사고 등으로 채무조정을 신청하고 있으며 사기 피해나 투자 실패도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다.군 복무 중에는 추가 소득을 얻기 어려워 입대 전부터 있던 대출의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특히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출 등 2금융권 신용대출로 가족 부양비나 긴급 의료비를 마련했던 경우, 또는 전세사기 등 피해를 본 상태에서 입대한 경우가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다.
직업군인의 경우에도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군 생활을 시작해 소비와 지출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과도한 채무로 이어지는 사례가 거론된다. 결혼과 육아를 준비해야 하는 20, 30대 초급 간부들이 생활비를 대출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한 군 관계자는 올해 원사 1호봉 기본급이 213만3000원으로 올랐지만 주거비, 식비, 차량 유지비, 잦은 근무지 이동 부담으로 체감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도박·고위험 투자 노출과 청년부채 파장
최근에는 병사 월급이 과거보다 오른 데다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온라인 도박, 금융사기, 고금리 대출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육군에서 병사 생활지도를 담당한 한 군 관계자는 병사들이 목돈을 쥐면서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고 이를 만회하려 온라인 도박까지 손대는 경우가 꾸준하다고 전한다.이 과정에서 채무조정 신청 사유를 생활비 부족으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도박 손실이 원인인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역병과 직업군인의 채무조정 증가가 이어질 경우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군 기강 이완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군 내 부채 증가의 구조적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급여 인상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군 복무 중 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상당한 빚을 안고 입대하는 청년이 많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며, 군 장병 부채 문제를 군 내부 문제가 아니라 청년부채의 구조적 문제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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