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소, 코스피 연계 150배 레버리지 상품 확산으로 규제 공백 우려

해외 거래소, 코스피 연계 150배 레버리지 상품 확산으로 규제 공백 우려
코스피 레버리지 규제 공백

국내에서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초고위험 코스피 연계 레버리지 상품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가 약한 환경에서 거래 규모까지 커지면서 국내 자금 유출과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Binance, KuCoin 등 해외 거래소가 코스피 및 국내 대형주 연계 최대 150배 레버리지 파생상품을 11월부터 공격적으로 상장해 거래가 급증했다.
  • Binance의 KORUUSDT는 상장 첫 닷새간 7억5,440만달러, SKHYNIXUSDT는 11월 한 달간 64억2,130만달러 누적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 국내 투자자들은 별도 적격성 심사 없이 고위험 파생상품에 접근하며 규제 사각지대 및 자본 유출, 투자자 보호 부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거래소 상장 확대와 거래 급증

암호화폐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지난달부터 코스피와 국내 대표 종목에 연계된 레버리지 선물 상품을 잇달아 상장하고 있다. Binance를 시작으로 KuCoin, OKX, Bybit, Bitget, MEXC, XT, BitMart 등이 관련 상품을 내놓았고, 이들 가운데 KuCoin, MEXC, XT, BitMart는 미등록 영업 의혹으로 금융위원회 조사를 의뢰받은 곳으로 언급된다.

Binance는 11월 2일 삼성전자, SK hynix, 현대차를 기초로 한 무기한 선물 상품을 먼저 선보였고, 당시 최대 레버리지는 20배였다.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삼성전자와 SK hynix 연계 상품의 레버리지는 최대 50배까지 확대됐다.

11월 22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3배 레버리지 코스피 ETF인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KORUUSDT가 추가 상장됐다. KORU 자체가 코스피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만큼 여기에 50배 레버리지가 더해지면 코스피 변동률의 최대 150배 수준 손익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지수가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투자 원금이 사실상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변동성도 매우 컸다. KORU는 11월 22일 장중 1,111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음 날 700달러 안팎으로 급락했고, 같은 시기 코스피가 하루 9.99% 하락하면서 3배 레버리지 ETF도 40% 가까이 밀렸다. 시장에서는 고배율 롱 포지션 투자자 상당수가 짧은 시간 안에 청산됐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거래 규모 역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TradingView 집계 기준으로 Binance의 KORUUSDT 거래대금은 상장 직후인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7억5,440만달러, 원화 약 1조1,600억원에 달했고, 11월 29일까지 넓히면 13억5,531만달러, 약 2조1,057억원으로 커진다. SKHYNIXUSDT는 11월 2일부터 26일까지 누적 거래대금이 64억2,130만달러, 약 9조8,600억원을 기록했고, HYUNDAIUSDT와 SAMSUNGUSDT도 각각 4억7,358만달러, 5,283만달러가 거래됐다.

국내 투자자 보호와 자금 유출 우려

업계는 이 거래 가운데 상당 부분이 국내 투자자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투자자는 Upbit이나 Bithumb 등에서 원화로 USDT를 매수한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별다른 제약 없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이 레버리지 ETF나 ETN에 투자하려면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맡겨야 하지만,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별도 적격성 심사나 보호 장치 없이 고배율 선물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거래에 쓰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T가 외국환거래법 적용 바깥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있어 규제 사각지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거래소가 해외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분쟁이나 손실이 발생해도 국내 투자자가 실질적인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Binance의 경우 2017년 설립 이후 규제를 피하기 위해 케이맨제도와 아일랜드 등을 거점으로 운영해 왔고, 영국 Financial Times는 2023년 Binance가 최소 2019년까지 중국 내 사무실을 운영하며 중국과의 연계를 숨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유동성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고 수수료 수익도 해외 사업자에 돌아간다는 점에서 자본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구조 탓에 국내 증시 휴장 시간이나 야간에 코스피 연계 선물 가격이 크게 흔들릴 경우 다음 거래일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물과 선물은 헤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단기간 고수익만을 노린 레버리지 선물 거래는 투자보다 도박에 가깝다고 말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스피 연계 초고레버리지 무기한 선물 거래가 가능해지며, 국내 투자자 보호 체계의 규제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저희가 이전 기사에서 짚었습니다. 한국 이용자의 글로벌 플랫폼 접근이 사실상 열려 있는 가운데, 주요국처럼 자국 규제 틀을 적용한 별도 서비스(한국 전용 인가 체계)와 파생상품 제한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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