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 이른바 '따블' 흐름을 보이던 기업공개 시장이 최근 들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상장 초기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까지 공모가 아래로 밀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이라이트
- 올해 일반 공모로 상장한 신규 종목 18개 중 14개가 7월 5일 기준 공모가를 밑돌며 약세를 보였다.
- Peace Studio는 상장 첫날 36% 급락 이후 현재 공모가 대비 75% 넘게 하락했고, StradVision은 공모가 대비 61%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6400억원에서 24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 상장주 수 감소, 대형 AI 종목 쏠림, 코스닥 규제 강화로 공모가 고평가 및 상장 당일 투자자 이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신규 상장 직후 주가 급락
Maeil Business Newspaper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올해 일반 공모로 상장한 신규 종목 18개 가운데 14개가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초정밀 모션제어 기업 Jerstek, 산업용 AI 기업 Machinarax, 웨어러블 로봇 기업 Cosmorobotics, 정밀 냉각 의료기기 기업 Lisense Medical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달 8일 상장한 Peace Studio는 상장 첫날 36% 급락 마감했다. 패션 브랜드 'Mardi Mercredi' 운영사로서 K패션 예비 유니콘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같은 달 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현재 공모가 대비 75% 넘게 떨어진 상태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StradVision도 시초가 대비 8% 이상 밀린 뒤 첫날 하한가인 40.00%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4거래일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며 공모가 대비 61%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상장 당시 약 6400억원이던 시가총액도 24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수급 왜곡과 제도 변화의 영향
지난해 7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IPO 수요예측 제도가 손질됐지만, 대내외 거시 충격과 비자발적 수급 공백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최근에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와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여파로 신규 상장 자체가 줄어든 반면, 소수 공모주로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과열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고, 단기 차익을 노린 자금이 상장 당일 빠져나가며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본다.
여기에 시장 유동성이 대형 AI 관련 종목으로 집중되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소형 코스닥 종목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상장 이후 주가를 지탱할 매수 기반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 수급이 일부 반도체 밸류체인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손익 구조가 약한 코스닥 새내기 종목에 대한 투자자 평가가 더 인색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기업이 많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환매청구권을 부여한 곳은 현재까지 Inventera와 Chaebi뿐이다. 환매청구권은 상장 후 일정 기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수준에서 주식을 되사주는 권리이며, Inventera는 행사 기간을 상장 후 6개월, 지급 준비 기간을 3개월로 설정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대형 공모주 등장이 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약 3조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된 Sono International은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화장품 제조개발생산 기업 B&B Korea와 AI 인프라 기업 ELRIS Group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서는 HD Hyundai Robotics, Hanwha Energy, DN Solutions, Essex Solutions 등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규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혁신기업 선별 확대를 골자로 한 제도 개편에 대해 우리 매체는 이전에 정리한 바 있습니다. 장기간 1,000원 미만 저가주 퇴출 기준을 높이고, AI·바이오·반도체 등 중심의 질적 심사 대상을 첨단로봇·K콘텐츠·사이버보안 등으로 넓혀 시장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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