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확대로 일본에서 데이터센터 등 전력 집약형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해외 건설사에 새로운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다. Hyundai E&C는 이런 수급 공백을 겨냥해 데이터센터 수주를 넘어 대형 원전과 SMR를 결합한 패키지 전략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이라이트
- Hyundai E&C는 3월 글로벌 데이터센터팀을 신설해 일본 AI 확장 및 에너지 패키지 전략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 일본 내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건설 인력 병목으로 현대건설 등 한국 건설사의 현지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 Hyundai E&C의 2023년 매출 31조원은 Kajima와 Obayashi를 상회하며,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일본 AI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일본 시장 진입과 패키지 전략
SeDaily 보도에 따르면, Hyundai E&C는 올해 3월 건축주택사업본부 내에 글로벌 데이터센터팀을 신설하고 해외 사업 기회 발굴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통상 신사업은 태스크포스 수준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식 팀으로 격상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의지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한우 대표는 지난해 3월 열린 첫 Investor Day에서 데이터센터와 대형 원전, SMR를 결합한 에너지 패키지 전략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건설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까지 함께 제공하는 구상이다.
일본은 이 전략의 시험무대가 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AI 투자 확대에 따라 일본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들도 일본 전역에서 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인프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오사카부 사카이의 옛 Sharp 공장 부지에서는 KDDI의 최신 데이터센터가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했고, 이 시설은 Nvidia 최신 칩을 탑재해 48MW 전력 용량을 갖추고 있다. SoftBank도 사카이에서 150MW급 데이터센터를 연내 완공 목표로 짓고 있으며, 홋카이도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도야마현과 가고시마현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기업과 함께 350~400M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일본 AI 관련 시장이 2029년 약 4조2천억엔 규모로 커져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성장 전망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발주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 병목과 국내 건설사의 기회
반면 일본 내 공급 여력은 빠듯한 상황이다. 일본 대형 종합건설사들은 TSMC의 구마모토 공장과 각종 첨단산업 프로젝트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어 수백MW급으로 커지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제때 소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현지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중견급 이상 건설사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과거와 달리 한국 건설사들이 일본 시장에서 기회를 보고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Hyundai E&C는 이미 데이터센터와 원전 분야에서 시공 실적을 쌓고 있다. 회사는 내년 10월 상업운전 목표로 추진되는 포항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서울 구로구 항동과 안산 성곡동, 시화의 데이터센터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대용량 전력 공급, 냉각, 내진 설계 등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난도 기술 역량이 일본 시장 진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모 면에서도 일본 대형사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Kajima Corporation과 Obayashi Corporation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약 2조9천억엔, 2조6천억엔으로 Hyundai E&C의 지난해 매출 약 31조원보다 낮았다. 원전, 플랜트,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복합 경험도 AI 인프라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거론된다.
다른 국내 건설사들도 일본 내 기반을 넓히고 있다. Samsung C&T 건설부문은 2023년 도쿄 법인을 통해 일본 건설면허를 취득한 뒤 현지 기업과 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INFRONEER Holdings와 글로벌 민관협력사업 및 컨세션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Daewoo E&C는 1990년대 일본 시장을 먼저 개척해 후쿠오카 Canal City Hakata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현재 별도 일본 지사는 운영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Jazan 정유 프로젝트처럼 제3국 공동 수주 방식으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매체는 앞서 KIC의 도쿄 지점 개소를 통해 일본 시장에 특화된 현지 투자 발굴 체계를 구축하고 아시아 자산 배분 역량을 강화한다고 전했다. 당시 도쿄 거점은 주식·채권뿐 아니라 사모투자·부동산 등 대체자산까지 포괄하며, 일본의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가치사슬과 기업가치 제고 흐름을 현장에서 포착하는 역할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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