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에는 코스피가 대부분 상승하며 외국인 수급의 시장 지배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반면 이를 받아낼 국내 장기 자금은 부족해, 외국인 매매가 지수 흐름을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올해 1월 2일부터 7월 16일까지 132거래일 중 외국인 순매수일 39일 중 35일(89.74%)에서 코스피가 상승했다.
-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로 몰리면 프로그램 매수와 함께 코스피 상승폭이 확대된다.
-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의 자산배분 제약으로 장기자금이 부족해 외국인 수급 변화가 시장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상승의 높은 연계성
매일경제가 1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2일부터 7월 16일까지 132거래일 가운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날은 39일이었다. 이 중 코스피가 상승한 날은 35일로 89.74%에 달해, 외국인 순매수일에는 지수가 높은 확률로 오르는 흐름이 나타난다.외국인 매수 영향력이 커지는 배경으로는 글로벌 위험 선호와 지수 대형주 수급이 함께 거론된다.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업황 기대가 커지고 원화가 안정되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 비중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에 몰리면, 상장사 전반의 흐름과 별개로 코스피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현물시장과 파생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도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이 대형주 현물과 코스피200 선물을 함께 사들이면 프로그램 매수가 뒤따를 수 있다. 초기 외국인 주문이 반도체 대형주 상승과 선물 강세를 거쳐 추가 현물 매수로 이어지는 구조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는 시장 전망 악화뿐 아니라 차익실현, 환율 헤지, 국가별 비중 조정 등 다양한 성격의 거래가 섞여 있다. 이 때문에 순매수와 지수 상승의 결합력에 비해, 순매도와 지수 하락의 연계성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장기 자금 부족이 키우는 시장 변동성
시장에서는 외국인 주문의 반대편에서 가격을 결정할 국내 장기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구조적 문제로 본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였지만, 이는 실제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반영해 기계적인 리밸런싱 매도를 줄이고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변경된 목표 비중은 지난달 말부터 적용됐으며, 이를 곧바로 하락장에서의 신규 매수 여력 확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연기금과 공모주식형펀드 등 국내 기관이 외국인과 별개의 가격 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하면, 외국인의 방향 전환이 시장 전체의 방향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커진다. 외국인이 대규모 현물과 선물을 매도할 때 이를 받아낼 자금은 부족한 반면, 매수로 돌아서면 매도 호가가 빠르게 소진되며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은 자산배분 제약 때문에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을 충분히 받아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수급 공백에서는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오르는 구조가 생긴다"고 말한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코스피 변동성 장세 속에서 연기금이 2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저가 매수에 나선 흐름을 짚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으로 리밸런싱 매도 압력이 완화되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고, 이는 급락 국면에서 수급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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