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성과가 낮은 해외 법인을 정리하면서 해외 거점 운영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내수시장 한계를 넘기 위해 늘렸던 해외 네트워크를 수익성과 전략적 활용도 중심으로 재편하는 흐름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하이라이트
-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홍콩과 호주법인 청산을 완료하고 각각 약 6억6000만원, 1억원을 회수했으며, 존속 중인 미국과 중국법인은 상반기 각각 54억원, 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 한스바이오메드와 차바이오텍, 파로스아이바이오, 인트론바이오 등도 2024년 상반기 유럽, 싱가포르, 미국, 중국 내 저수익 해외법인 및 R&D 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 원화 약세와 고정비 부담 등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채산성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해외 법인에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 재편을 가속하고 있다.
유한양행 중심 해외법인 재편
서울경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홍콩법인 ‘YUHAN Hong Kong Limited’와 호주법인 ‘Yuhan ANZ Pty Ltd.’의 청산을 완료했다. 두 법인은 각각 2018년 말과 2019년에 설립됐으며, 유한양행은 청산 과정에서 홍콩법인으로부터 약 6억6000만원, 호주법인으로부터 약 1억원을 회수했다.유한양행의 해외 법인 정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약 1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던 우즈베키스탄 법인도 청산했고, 이에 따라 2년 사이 해외 법인 3곳을 정리하게 됐다. 현재 유한양행의 해외 법인은 U.S. 보스턴의 유한USA와 중국 류신(칭다오)건강유한공사 등 2곳만 남아 있다.
수익성 차이는 정리 기준으로 거론된다. 홍콩법인은 지난해 약 19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호주법인의 순이익도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렀지만, 존속 중인 중국과 U.S. 법인은 올해 상반기 각각 3억원, 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사업 구조와 시장 환경 변화로 해당 법인의 전략적 활용도가 축소돼 청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 속 업계 전반 확산
해외 법인 정리 움직임은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유럽법인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며, 차바이오텍 계열은 올 3월 싱가포르 여성·난임 의료 관련 법인 2곳을 정리했다.신약 개발을 위한 해외 연구개발 거점 재편도 이어지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올 2월 U.S. 신약 R&D 자회사 ‘파로스 테라퓨틱스’ 청산을 마치고 69만211달러를 회수했으며, 대신 호주 R&D 법인은 유지하고 있다. 인트론바이오도 올 1분기 U.S. 신약 R&D 자회사 ‘아이엔토데월드’를 해산했고, 일양약품은 중국 합작법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장기 청산 절차를 올해 마무리했다.
업계는 이런 흐름을 해외 사업 축소보다는 채산성과 성공 가능성을 반영한 거점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외 법인을 운영하면 현지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같은 고정비가 계속 발생하고, 현지 임상에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임상 성공 이후에도 현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넘어야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 사업 불확실성이 크다.
최근 원화 약세로 해외 지출의 원화 환산 부담이 커진 점도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 한계로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지만 안착 난도가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각 업체가 수익 가능성이 높은 해외 법인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NDR과 주주환원 강화 전략을 우리 매체가 이전에 다룬 바 있다. 당시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렉라자) 글로벌 확장과 R&D 파이프라인 다각화, API 해외사업 기회 등을 성장 축으로 제시하는 한편, 4,253억원 규모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계획도 함께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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