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업계, 무이자 CB 확산으로 자금조달 주도권 강화

국내 바이오업계, 무이자 CB 확산으로 자금조달 주도권 강화
무이자 CB로 자금 조달 혁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이자 부담이 없는 전환사채 발행을 늘리며 연구개발 자금 조달 방식에 변화를 만들고 있다. 임상 결과 발표와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 차익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이라이트

  • Threebillion(394800.KQ)와 D&D Pharmatech(347850.KQ)를 포함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표면이자율·만기이자율 0% 조건의 무이자 CB 발행을 확산시키며 조달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 D&D Pharmatech는 올해 바이오업계 최대 규모인 2,265억원 CB를 단독 구조로 조달했고, Cellbion(308430.KQ)·S.Biomedics 등도 연달아 무이자 CB를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 임상 및 기술이전 기대감에 힘입어 무이자 CB수용이 늘고 있으며, Curocell은 Rimkato 품목허가 획득으로 3분기 후반 매출이 예상된다.

무이자 CB 발행 확대와 주요 조달 사례

Seoul Economic Daily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바이오 자금조달 시장이 발행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쿠폰 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성장성이 뚜렷한 기업의 전환사채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반 희귀질환 진단 기업 Threebillion(394800.KQ)은 최근 상장 후 첫 자금조달에서 300억원을 확보했다. Kiwoom PE, Kiwoom Securities, GVA Asset Management가 투자에 참여했고, 조달 구조는 CPS 175억원과 CB 125억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Keum Chang-won Threebillion 대표는 표면이자와 만기수익률이 모두 0%인 만큼 사실상 CPS와 유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U.S. 시장 확장을 포함한 회사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회사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텍사스 자회사는 올해 3분기 첫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 자금은 U.S. 내 검사실 엔지니어, 임상 유전학자, 영업 인력 채용에 투입된다.

D&D Pharmatech(347850.KQ)도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CB 2,265억원어치를 발행하며 올해 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 자금조달 사례를 기록했다. RCPS나 CPS 없이 CB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상환 안정성보다 향후 주가 상승과 임상 성과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ellbion(308430.KQ)은 250억원 규모의 0% CB를 발행했고, 전환가액은 이사회 결의 전일 종가보다 8.9% 높은 3만6,048원으로 정해졌다. S.Biomedics(304360.KQ)는 리픽싱 조항 없이 222억원 규모 0% CB를 발행했다. Curocell(372320.KQ)은 표면이자 0%, 만기이자 1%, Neurophet는 표면이자 0%, 만기이자 1.5% 조건의 유사한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전환사채는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함께 지닌 증권이다. 무이자 CB에서는 발행사가 쿠폰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투자자는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 경우 주식 전환을 통해 자본차익을 기대한다. 반대로 주가 흐름이 부진하면 원금만 돌려받게 된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들이 이런 조건을 수용하는 것은 임상 결과와 기술수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1월에는 Vivozon Pharmaceutical이 표면이자 2%, 만기이자 4% 조건으로 CB를 발행했고, DT&CRO는 표면이자 2%, 만기이자 5% 조건을 적용했다. 과거 바이오업계 CB의 만기수익률이 통상 2%에서 5%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흐름은 뚜렷한 변화로 읽힌다.

임상 모멘텀과 업계 파급효과

바이오 기업들에 전환사채는 매출 기반이 약하고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단기 희석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이며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유상증자보다 기존 주주 가치 훼손 우려를 덜 수 있고, 전환이 이뤄지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관련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투자 흐름의 배경에는 각 기업의 뚜렷한 임상 일정이 있다. D&D Pharmatech는 이달 27일 유럽간학회(EASL)에서 MASH 후보물질 DD01의 임상 2상 48주 조직검사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Kiwoom Securities의 Hur Hye-min 연구원은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면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형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런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Cellbion은 이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전립선암 치료제 'Ludlotide'의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S.Biomedics는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TED-A9'의 임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임상 1/2a상 12개월 중간 데이터에서 긍정적 결과를 제시했으며, DS Investment & Securities의 Kim Min-jung 연구원은 최종 24개월 데이터가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한국, 일본, U.S.에서 상용화 전략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무이자 CB로 자금을 조달한 일부 기업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Curocell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국산 CAR-T 치료제 'Rimkato'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는 Novartis의 'Kymriah' 같은 수입 제품에 의존해 온 국내 CAR-T 치료 시장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Shinyoung Securities의 Jung Yu-kyung 연구원은 자체 개발 신약을 기반으로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했다며, 상급종합병원 진입 절차 등을 고려할 때 매출은 3분기 후반부터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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