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과 금융당국의 취약차주 지원 기조가 맞물리면서 시중은행의 연체자 자체 채무조정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5대 시중은행의 자체 채무조정 건수는 4,6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로 증가했고, 원금 기준 규모도 359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하이라이트
- 5대 시중은행의 2024년 4월까지 자체 채무조정 실적이 4,611건, 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 10월부터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원금 3,000만원 미만 연체자는 금융회사에 직접 채무조정 신청 가능해진다.
- 연체 채무조정 확대가 은행 건전성 악화와 대출 심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도 시행과 은행권 확대 배경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4월까지 자체 채무조정 실적은 건수 기준 4,6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83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며, 금액도 같은 기간 105억원에서 359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의 자체 채무조정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이나 법원의 개인회생, 파산과 달리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고객 채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2024년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이후 원금 3,000만원 미만 연체자는 금융회사에 직접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연체자가 채무조정을 요청하면 금융회사는 상환능력, 회수 가능성과 비용, 회사 건전성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일 안에 수용 여부를 알려야 한다. 금융회사가 금리 인하, 상환 유예, 분할 상환, 일부 감면 등을 반영한 조정안을 제시하면 채무자가 최종 수락 또는 거절하는 구조다.
증가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와 유인책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개인연체채권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실적 공개와 포용금융 종합평가 반영 방침을 내놨고, 연체 발생 후 한 달 이내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별도로 안내하도록 의무화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초 5대 시중은행을 상대로 개인채무자보호법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건전성 우려와 대출 문턱 영향
은행권은 당국 기조와 이재명 대통령의 연체채권 관련 발언 속에 채무조정 범위를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1,000만원 미만 소액 특수채권 보유자 중 6년 이상 연체 고객의 연체이자를 일괄 면제하고 추심 활동을 중단했으며, 신한은행도 내부 심사 기준을 완화해 채무조정 요청권 승인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KB국민은행은 비대면 채무조정 신청 채널과 전담 조직을 운영해왔고, 4월에는 서울과 인천에 이어 대구, 대전, 부산에 KB희망금융센터를 열어 오프라인 지원을 확대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전담 인력을 꾸려 전문 상담을 제공하면서 모바일 앱을 통한 채무조정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채무조정 확대가 금융권 건전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당국 기조에 맞춰 채무조정을 계속 늘리면 결국 대출 문턱만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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