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업계, AI 수요에 장기공급 계약 확대

메모리 업계, AI 수요에 장기공급 계약 확대
AI가 이끄는 메모리 혁신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 방식이 가격 중심에서 물량 확보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HBM뿐 아니라 서버용 DRAM과 기업용 SSD에 쓰이는 NAND 플래시까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메모리가 AI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하이라이트

  • 삼성전자, SK hynix, Micron 대상 장기공급계약 요청 급증하며 2025년 DRAM 20~30%, NAND 약 20%가 장기계약으로 이전 전망.
  •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메모리 공급 증가율을 크게 웃돌며 업계는 계약 기반 생산체제로 전환, 안정적 수익구조와 이익 안정성 평판 강화.
  • Citigroup은 삼성전자·SK hynix HBM 평균판매가격이 4분기 전 분기 대비 약 30% 상승, HBM4 계약은 올해 DRAM 가격 급등 영향 본격 반영 전망.

장기계약 확산과 수익 구조 변화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hynix, Micron을 상대로 한 장기공급계약, LTA, 요청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메모리를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필요한 시점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메모리 반도체의 사업 구조도 바꾸고 있다. 과거 메모리는 가격 변동성이 큰 전형적인 경기민감 업종으로 여겨졌지만, 장기계약이 확대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모리 산업이 '먼저 생산하고 나중에 판매하는' 방식에서 '먼저 주문을 받고 생산하는'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UBS는 최근 메모리 계약이 대체로 5년 안팎의 장기계약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고정가격에 2년 연장 옵션'이나 '2년 고정에 3년 연장 옵션' 같은 구조가 일반적이며, 일부 물량은 가격까지 미리 확정되고 있다. 업계는 내년에 전체 DRAM 물량의 20%에서 30%, NAND 플래시 물량의 약 20%가 장기계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버용 DDR5 물량의 약 60%에서 70%는 이미 장기계약으로 확보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사별 DRAM 장기계약 비중 추정치는 삼성전자 30%, Micron 20%, SK hynix 18%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수년 앞선 공급량까지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BK투자증권의 김운호 연구원은 장기 물량 배정을 확보하기 위한 선급금과 현 시세에 연동한 분기별 가격 협상 등 과거 사이클에서는 드물었던 조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인프라 확산과 함께 DRA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과 물량 배정의 확실성이 우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수요와 기업가치 재평가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AI 투자 속도가 메모리 공급 증가율을 웃돌면서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메모리 산업은 단순 부품 산업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 평가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 구조 변화는 메모리 업체의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이익 변동성이 커 순자산이나 사업부 가치 중심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장기계약 확대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UBS는 26일 Micron 주식에 시장이 보다 정상적인 밸류에이션 배수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BM은 이런 구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품목으로 꼽힌다. AI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훨씬 많은 HBM과 고용량 DRAM을 필요로 하지만, 첨단 패키징과 미세공정 생산능력 확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NVIDIA 차세대 AI 가속기를 둘러싼 경쟁이 심해질수록 빅테크의 선점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Citigroup Global Markets Korea Securities Limited는 삼성전자와 SK hynix의 HBM 평균판매가격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약 3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주력 제품인 HBM3E는 지난해 형성된 DRAM 가격 흐름을 반영한 계약이 많지만, 올해 하반기 공급될 HBM4는 최근의 가파른 DRAM 가격 상승분을 더 본격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메모리 업황 개선과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를 근거로 삼성전자와 SK hynix의 목표주가를 동시에 상향한 배경을 짚었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DRAM·NAND 수급 개선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HBM 수요 증가가 고가격 기조와 이익 개선을 뒷받침해 업종 전반의 재평가 가능성을 높인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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