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당국, 원화 약세 속 수출기업 달러 보유 확대 경고

한국 외환당국, 원화 약세 속 수출기업 달러 보유 확대 경고
원화 약세, 외환 경고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늘어난 가운데, 이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두는 움직임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이라이트

  • 원달러 환율이 6일 야간거래에서 1,559.0원까지 급등하며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3월 말 대비 5대 은행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이 86억6,800만달러 증가한 반면, 개인 달러 예금은 3억2,500만달러 감소했다.
  • NH농협은행은 환율 상단이 1,590원까지 열려있으며 하반기 1,470~1,600원 박스권 등락 전망을 제시했다.

환율 급등과 기업 달러 예치 확대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6일 새벽 마감 기준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달러당 1,559.0원까지 올라가며 높은 불안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요일 야간거래 중에는 1,561.5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 이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다.

2분기 평균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5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평균 환율은 1,490.98원으로, 1998년 1분기 이후 약 28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 평균 환율도 1,477.06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평균 1,420.97원을 웃돈다.

금융권은 외국인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 U.S.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비거주자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변동성을 원화 약세 배경으로 꼽는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118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U.S.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연 4.5%를 웃도는 10년물 U.S. 국채금리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기업들의 달러 예금 확대도 시장 수급을 압박한다. 5대 은행의 기업 달러 예금은 3월 말 447억2,200만달러에서 이달 4일 533억9,000만달러로 86억6,800만달러 늘어난 반면, 개인 달러 예금은 같은 기간 3억2,500만달러 감소한다. Citibank Korea의 김진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원화 환전액도 늘지만, 벌어들이는 달러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 기업이 보유하거나 예치하는 달러 규모도 함께 커진다고 진단한다.

수출 호조 속 시장 부담과 하반기 전망

당국은 수출대금을 받은 기업들이 추가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예금으로 쌓아두는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 대기성 자금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환차익 기대 속에 환전을 미루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외환시장에 풀리는 달러 공급이 줄어 환율 상승세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시장 내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데,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환전 시점을 늦추는 전략이 확산할 수 있어서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도 수출기업들이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환전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와 SK hynix 등 반도체 기업 중심의 수출 증가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744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럼에도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물가 상승이 취약계층과 내수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시장금리 상승을 통해 금융비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시장 수급이 매수 우위로 쏠려 있어 환율 상단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1,590원대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이 1,470원에서 1,6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60원을 넘어서면서 5대 은행을 중심으로 기업 달러 예금이 단기간에 급증한 흐름을 짚었습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과 맞물려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고, 기업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경우 환율 상방이 더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다뤘습니다.

이 자료는 제3자의 의견을 포함할 수 있으며, 이 웹페이지의 데이터 및 정보는 우리의 면책 조항에 따라 투자 조언을 구성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엄격한 편집 무결성을 준수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파트너의 제품에 대한 언급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