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시장이 저성장과 제도 변화, 금리 변동에 동시에 직면한 가운데 취약계층의 보장 공백을 줄이는 일이 보험산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실손보험의 구조적 한계와 IFRS17 부작용, 경직된 퇴출 시장 문제까지 함께 손봐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하이라이트
-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실손보험 지속 가능성 저하와 가입유인 약화를 이유로 전면적 상품 개편 및 보장 표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7월부터 시행되는 '1200% 룰'로 설계사 판매수수료가 4년 분할 지급되어, 수수료 경쟁 완화와 장기 유지를 유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 IFRS17 도입 후 해지율·손해율 낙관적 가정, 감독당국 규제 비용 확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자산부채관리 중요성 증가를 진단했다.
포용금융 확대와 실손보험 정상화 과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그 결과 충분한 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취약계층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보험이 사회적 인프라가 된 만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확대 방안을 취임 직후부터 우선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김 원장은 보험사가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이지만 공공성을 외면하면 국민과 함께 가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한 번 보험 시장에서 배제되면 데이터 부족으로 다시 가입 기회를 얻기 어려운 만큼, 보험 풀을 넓혀 보장 사각지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특히 실손보험에 대해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손보험이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지만, 애초 위험 대비 보험료가 지나치게 낮게 설계돼 지속가능성이 떨어졌고, 이 때문에 1세대와 2세대 가입자는 5세대 상품으로 옮길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김 원장은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을 계속 출시해 보장 표준화를 점진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비급여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다른 비급여 항목을 만들면 풍선효과를 피하기 어렵다며, 의료전달체계와 비급여 관리, 공보험과 민영보험의 역할 분담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한다.
수수료 규제, IFRS17, 구조조정 영향
그는 7월 시행되는 이른바 '1200% 룰'이 결국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조치라고 평가한다. 2027년부터 설계사 판매수수료를 4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면 수수료 중심의 판매 경쟁이 약해지고, 유지율도 13회차와 25회차를 넘어 37회차와 49회차까지 더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겸업 형태의 N잡 설계사에 대해서도 소비자 보호 관점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한 소비자에게 적합한 계약을 판매하면 바람직하지만, 수수료만 보고 부업처럼 접근한 뒤 이탈하는 방식은 장기적 균형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IFRS17과 관련해서는 도입 당시 예상보다 부작용과 파급효과가 컸다고 평가한다. 국내 보험사들이 해지율과 손해율, 사업비율, 할인율 등에서 낙관적 가정을 적용해 계약서비스마진을 키우려 했고, 이에 따라 감독당국의 사후 가이드라인 제시와 규제 비용 확대 우려가 뒤따랐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시장이 IFRS17 재량권을 검증할 수 있도록 공시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은 K-ICS 비율 개선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보유채권 평가손실 확대와 저금리 경쟁력이 낮은 상품의 해지 가능성도 키우는 만큼, 보험사들은 자산부채관리와 자본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졌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최근 보험업계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보험사 수가 많고 적음보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당국 개입이 필요한 측면은 있지만, 경쟁에서 뒤처진 보험사가 계약 이전이나 run-off 같은 방식으로 적시에 시장을 떠날 수 있어야 구조개혁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보험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임기 중 소비자 보호와 포용금융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다. 올해 3월 취임한 그는 과도한 수수료 경쟁을 넘어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포용금융 2.0 ON’을 내세워 장기연체채권 5천억원 소각과 소멸시효 운영 개선, 서민금융·소상공인 자금 공급 확대를 함께 추진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비금융 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저신용·중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지원 대상을 넓히는 전략도 핵심 축으로 제시됐습니다.
- Forex
- Cry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