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센터 선매입 계약 부실 확대, 자산운용업계 손실 위험 커져

국내 물류센터 선매입 계약 부실 확대, 자산운용업계 손실 위험 커져
물류센터 선매입 부실 확산

코로나19 시기 급증한 이커머스 수요를 겨냥해 체결된 물류센터 선매입 계약이 최근 시장 침체와 공급 과잉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2020년 말부터 2025년까지 국내 자산운용사가 맺은 물류센터 선매입 약정 3조8천억원 가운데 상당 규모가 이행되지 않으면서 소송과 계약 해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라이트

  • 2020년 말~2025년 국내 자산운용사 물류센터 선매입 23건(3조8천억원) 중 7건 미이행·2건 조건변경, 미이행액 1조950억원.
  • 2023년 서울·수도권 물류센터 공실률 22.1%, 저온 물류센터 신규 공급 공실률 78.2%로 공급 과잉과 임차인-시설 미스매치 심화.
  • PF 생태계 위축·입지 규제로 수도권 신규 공급 제한 전망, 도심 인접 거점과 하락 자산 저가 매수 투자 심리 일부 회복.

금감원 제출 자료로 드러난 계약 부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16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Maeil Business Newspaper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가 2020년 말부터 2025년까지 체결한 물류센터 선매입 계약은 23건, 총 3조8천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7건은 계약이 이행되지 않았고 2건은 조건이 변경됐다. 미이행 금액은 1조950억원이며, 조건 변경 사례까지 포함하면 관련 금액은 1조2천526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중 2건은 이미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실제 Asset Management H는 최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물류센터 선매입 약정 미이행과 관련해 대주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가 됐다고 밝혔다. K Asset Management도 지난해 경기도 시흥 물류센터를 2천600억원에 선매입하기로 한 약정을 철회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의 절반을 포기한 채 계약을 해지했다.

선매입 약정은 개발 완료 뒤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인수하는 계약이다. 개발사는 준공 후 미분양 위험을 줄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 PF 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어 코로나19 당시 자산운용업계가 경쟁적으로 이 계약을 늘렸다.

공급 과잉과 공실 부담이 시장 재편 압박

문제는 호황기에 착공된 물류센터가 최근 한꺼번에 시장에 공급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Cushman & Wakefield Korea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연면적 200만㎡ 이상의 신규 공급이 이어지며 사상 최대 공급 국면을 기록했다. 2023년 공급량은 2018년의 약 3배 수준이다.

반면 이커머스 성장률은 2022년 이후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인허가된 물류센터들이 2년에서 3년 뒤 준공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게 됐고, 지난해 서울 수도권 물류센터 공실률은 22.1%를 기록했다.

특히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40.7%로 상온 물류센터의 14.4%보다 훨씬 높았다. 신규 공급 물량만 보면 공실률은 53%에 달했고, 저온 물류센터는 78.2%, 상온 물류센터는 43.6%였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시기 저온 시설 공급이 대거 늘었지만 실제 임차인이 원하는 물류 스펙과 차이가 있었던 점이 공실 확대로 이어졌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현재 시세가 선매입 계약 당시 가격보다 크게 낮은 자산이 적지 않아 앞으로도 계약 미이행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운용사가 매입을 거부하면 손실 위험이 개발사와 대주단으로 이전되고 법적 분쟁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한 자산 가치에 주목하는 투자자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업계는 도심 인접 입지의 경우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 장기적으로 설비 투자 가치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ushman & Wakefield Korea는 PF 생태계 위축, 비우량 사업지 정리, 경기도 입지 규제 강화로 수도권 신규 물류센터 공급이 당분간 구조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배송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와 가까운 거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퀵커머스와 즉시배송 확산으로 기존 광역 물류센터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도심 내부나 인접 지역 거점의 전략적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매체는 앞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장법인 감사 분석을 통해 재무제표가 적정의견이더라도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에서 상장폐지나 비적정 의견으로 이어진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줄었지만, 내부통제 취약점이 남아 있으면 향후 재무제표 왜곡과 투자 리스크로 번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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