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6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흐름을 이어가는데도 DRAM 수출 중량당 단가가 9개월 만에 하락하면서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와 범용 메모리 현물가격이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 나타난 지표 변화여서 글로벌 반도체 주가와 투자심리에 즉각적인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하이라이트
- 6월 한국 DRAM 수출 중량당 단가는 전월 대비 1.7% 하락한 ㎏당 6만달러를 기록하며 9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 128GB 낸드와 DDR5 16GB 등 단품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수출 물량 내 저가 제품 비중 확대가 평균 단가 하락을 유발했다.
- 전문가들은 HBM 시장 성장과 반도체 가격의 견조한 흐름을 전망하나, 고평가된 기대와 Apple의 메모리 가격 인상 등은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6월 수출지표와 단가 하락 배경
서울경제신문(Seoul Economic Daily)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6월 한국의 DRAM 수출 중량당 단가는 ㎏당 6만달러로, 5월 6만1천달러보다 1.7% 낮아진다. 중량 기준 수출단가가 하락하는 것은 2025년 9월 이후 9개월 만이며, 같은 기간 월간 전체 수출은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넘고 반도체 수출도 400억달러를 상회한다.시장이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개별 메모리 제품 가격 흐름과 수출단가 방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128GB 낸드 가격은 지난해 6월 3.1달러에서 올해 6월 28.8달러로 뛰고, DDR5 16GB도 지난해 6월 5.1달러에서 지난달 40달러로 크게 오른다. 범용 메모리인 DDR4 8GB 수출가격 역시 지난해 1분기 1.4달러에서 올해 2분기 19달러로 상승한다.
이 때문에 단가 하락은 첨단 제품 가격 약세보다 수출 물량 구성 변화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월별 수출 물량 가운데 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 같은 중량에서도 수출단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고가 제품 비중이 낮아지면 전체 평균 단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투자심리와 하반기 업황 변수
한국의 수출지표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선행 신호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이번 단가 하락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메타의 컴퓨팅 파워 임대 사업 진출, Apple의 중국산 메모리 조달 협상 소식까지 겹치면서 1일과 2일 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이틀 연속 흔들렸다는 해석이 나온다.업계에서는 정보 부족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본다. 한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한국 상위 기업들이 보안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이 대만 민간 조사기관 자료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JPMorgan과 Goldman Sachs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이번 단가 하락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이 완만하게 이어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권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 품목분류 기준 DRAM 중량당 가격에는 매우 다양한 제품이 섞여 있어 뚜렷한 추세를 읽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HBM 시장은 과거 DRAM 시장과 달리 구조적으로 견조하고 2030년까지 성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본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도 가격 예측은 어렵지만 현재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상당 부분 견조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반면 시장 기대가 높아진 만큼 작은 실망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높은 메모리 가격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과 전자제품 가격을 함께 끌어올려 최종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고, Apple은 최근 메모리 가격을 이유로 MacBook과 iPad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5%에서 20% 인상한다. 업계에서는 7일 예정된 Samsung Electronics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도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Meta발 AI 인프라 투자 감속 우려로 반도체 수요 전망이 흔들리며 국내 증시가 약세로 전환된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SK hynix 등 대형 반도체주 하락과 외국인 순매도 누적이 지수 변동성을 키웠고, 프로그램 매도와 환율 변화 등 위험회피 신호도 함께 나타난 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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