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안보 전략 재정비 논의, 공급망·에너지 리스크 대응 부각

한국 해양안보 전략 재정비 논의, 공급망·에너지 리스크 대응 부각
해양안보와 공급망 리스크

국제 해양질서 불안과 공급망 충격이 겹치면서 해양안보를 군사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안보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논의가 커지고 있다. 최종현학술원과 대한민국 해군은 14일 서울에서 공동 포럼을 열고 제조업, 에너지 수급, 해상교통로 안전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하이라이트

  •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분석 결과 첨단 제조업 관련 최고위험 단계 진입 품목 수가 지난해 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 원유, 프로판, 부탄, 나프타 등 주요 에너지·원자재는 가격 상승과 수입 물량 동시 감소로 제조업 전반에 에너지 가격 충격 확산 중이다.
  • 참석자들은 해양안보를 국가 경제 핵심 인프라로 확대 인식하며,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북극항로 활용 등 전략 전환이 논의됐다.

포럼에서 제기된 공급망·해상교통로 과제

서울경제에 따르면 최종현학술원과 대한민국 해군은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고 국제 해양질서 변화가 한국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 해양국가인 만큼 바닷길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와 안보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해양통상 질서가 불안정해지고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다고 밝혔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항공 수출이 가능하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소재·부품·장비는 대부분 해상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며 해상교통로를 한국 제조업의 생명선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가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분석 결과 최고위험 단계에 진입한 품목 수가 지난해 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반도체와 전자부품, 화학소재 등 첨단 제조업 관련 품목의 위험도도 빠르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원유, 프로판, 부탄, 나프타 등 주요 에너지·원자재에서는 가격 상승과 수입 물량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석유화학, 반도체 소재, 배터리 등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공급망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구조적 취약성을 사전에 파악할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군 역할 확대와 국가전략 전환 제언

유재준 해군 대령은 미국 중심 국제질서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새로운 국가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첨단기술과 조선, 방산 역량을 강화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대령은 현대전이 더 빠른 관찰, 분석, 결심, 행동 능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해군도 AI 기반 지휘통제체계와 한국형 해양영역인식 체계 구축을 서둘러 함정, 잠수함, 해상초계기, 위성, 레이더 등 감시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위협을 조기에 탐지·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미국이 전체 질서를 설계하고 동맹국과 지역국이 역할을 분담하는 하이브리드 질서가 현실적인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한국 역시 해양질서의 소비자에 머무르기보다 공공재 공급에 기여하는 국가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해상교통로를 둘러싼 위기가 단순한 안보 문제가 아니라 국제법과 해운산업, 국가 수송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북극항로 개통이 한국 해양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에 주목하며, 앞으로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와 해당 항로를 이용하는 에너지 수송선 보호가 해군의 핵심 임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포럼 참석자들은 해양안보를 더 이상 군사 영역에 한정하지 말고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경제안보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제조업 경쟁력, 에너지 수급 안정, 해운과 방산 역량 강화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정책 재정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AI 전환기 기업의 초과이익을 성과급·배당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미래 투자로 돌려야 한다는 정책 논쟁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장기자금 지원 확대와 맞물려, 투자 재원 조달과 노동시장 제도 개편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며 산업 경쟁력 유지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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