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력망 부담과 입지 불균형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신청 160건 중 96건이 수도권에 몰렸고 전력 공급 불가 판정을 받은 3건도 모두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하이라이트
- 2021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AI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 160건 중 96건(경기 72, 서울 17, 인천 7)이 수도권에 집중되며 경기 지역에서만 3건이 전력공급 불가 판정.
- 2037년 이후 AI 데이터센터 연간 전력 사용량은 128.9TWh로 지난해 국내 총 전력소비량의 23.5%에 달할 전망.
- 전문가들은 송전망 과부하와 수도권 발전설비 부족에 대응해 PPA 허용 범위 확대 및 비수도권 입지 유도 정책을 촉구.
전기사용 신청 분포와 계통 부담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AI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 160건 가운데 96건이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72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 17건, 인천 7건 순이며, 비수도권은 부산 19건과 충남 17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친다.수도권으로 신청이 집중됐지만 전력 공급 불가 판정을 받은 사례도 모두 수도권에서 나온다. 한전이 전력 공급 불가로 판단한 3건은 모두 경기 지역이며, 인근 변전소의 공급 능력 부족이 이유로 제시된다. 사업자가 신청을 취소한 4건 가운데 3건도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신청 건이다.
앞으로 대형 사업 추진으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37년 이후 AI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128.9TWh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국내 총 전력소비량 549.4TWh의 약 23.5%에 해당한다.
비수도권 유도와 PPA 확대 필요성
전문가들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AI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입지를 유도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기준 서울, 인천, 경기의 발전설비 용량은 36.9GW로 비수도권 120.2GW의 31% 수준에 그친다. 수도권은 자체 발전설비가 적은 반면 소비가 많아 비수도권 전력에 의존하지만,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신규 송전망 건설도 주민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정부는 재작년부터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도입해 AI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유치를 유도하고 있다. 이 평가는 계통 여유도와 전력자립도 등을 반영해 발전소가 부족한 수도권의 신규 전력 수요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전문가들은 수요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하는 전력구매계약, PPA 허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한해 가능하며,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는 비수도권에 한해 LNG 발전소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특례가 거론됐지만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현행 제도에서는 데이터센터용 발전소를 함께 짓더라도 재생에너지가 아니면 직접 전력 공급이 어렵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 설비를 직접 구축하거나 발전사업자가 함께 들어와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있다며, 국내에서도 PPA를 더 허용하고 데이터센터 인근 발전소 건설을 가능하게 하면 송전망 부담을 줄이면서 전체 전력 공급 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매체는 앞서 Anthropic이 지난 11개월간 14.8GW 규모(금액 기준 5170억달러)의 컴퓨팅 용량 계약을 확보하며 향후 10년간 AI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대규모 연산 인프라 선점 경쟁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우는 동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도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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