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등 단기금융증권 규모가 270조원에 가까워지면서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업과 카드사, 증권사 등 2금융권의 단기 조달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시장금리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면 유동성 압박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이라이트
-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22일 기준 연내 만기 89일 미만 단기금융증권이 268조3400억원으로 전체의 70.6%에 달한다.
- 올해 1~7월 기업의 CP·단기사채 조달 규모는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 한국은행에 따르면 만기 2년 이하 카드채 비중이 2025년 6월 3.6%에서 2024년 6월 52.4%로 급등해 카드업계 차환 부담이 커졌다.
단기 조달 확대와 만기 집중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으로 22일 현재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잔존만기 89일 미만 단기금융증권은 268조3400억원으로 전체 발행 잔액 380조3340억원의 70.6%를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단기사채가 98조7600억원으로 가장 많고 CP 79조1700억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 69조67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 20조7500억원으로 집계된다.일반기업과 금융회사 모두 단기성 자금 조달을 늘리면서 차환 리스크는 더 커진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기업의 CP·단기사채 조달 규모는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8000억원보다 37.5% 증가해 2022년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다.
반면 장기성 조달 수단인 회사채는 위축된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5조5000억원 순발행이던 흐름은 올해 같은 기간 16조2000억원 순상환으로 바뀌며 기업 자금 조달 구조의 단기화가 뚜렷해진다.
카드업계와 취약차주의 부담 확대
금융권에서는 특히 카드사를 중심으로 조달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만기 2년 이하 카드채 발행 비중은 2025년 6월 말 3.6%에서 2025년 12월 말 19.7%로 높아졌고, 올해 6월 말에는 52.4%까지 확대된다. 올해 하반기 카드채 만기도래 규모도 15조1000억원으로 2020년부터 2025년 평균 10조5000억원을 웃돈다.개별 회사별로는 삼성카드의 단기 조달 비중이 지난해 말 5.04%에서 올해 6월 말 10.26%로 상승한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3.71%에서 8.63%로, 현대카드는 4.07%에서 6.04%로 각각 높아진다.
단기 조달 급증의 배경에는 장단기 금리 격차 확대가 있다. 상반기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단기 유동성이 풍부해 단기 시장금리 상승 폭이 제한된 반면, 장기 시장금리는 국내외 재정 적자 우려로 기간 프리미엄이 커지며 크게 오른다.
단기 자금 조달 비중이 높을수록 금리 인상과 시장 변동성에 더 취약하다. 유럽중앙은행을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일본은행 등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시장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증시 변동성 확대는 투자자금 이탈과 마진콜을 통해 증권사 조달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일수록 부담은 더 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AA급 기업의 단기차입 비중은 30%에서 40% 수준이지만 BBB급은 50%를 크게 웃돈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한계기업의 시장성 조달 의존도는 2023년 11.7%, 2024년 13.7%, 지난해 18.4%로 높아지는 추세여서 취약 업종에 대한 여신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이 커진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삼성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 이후 처음 출시한 1년 만기 발행어음 특판 상품이 연 4.3% 금리를 앞세워 이틀 반 만에 1000억원 한도를 완판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으로, 당시 완판은 단기 운용처를 찾는 자금 수요가 단기 상품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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