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산운용업계, 해외 ETF 환헤지 병행상장 의무화 검토에 반발

한국 자산운용업계, 해외 ETF 환헤지 병행상장 의무화 검토에 반발
ETF 환헤지 의무화 논란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해외 ETF 상장 때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을 함께 내놓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투자자 자금이 비헤지 상품에 집중돼 있어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이라이트

  • 금융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 연속 1,500원 위에 머물자 해외 ETF 상장 시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병행상장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 순자산 18조4,427억원인 'TIGER U.S. S&P 500'에는 올해 3조6,000억원 넘게 유입됐으나, 환헤지형 'TIGER U.S. S&P 500(H)' 유입액은 278억원에 불과하다.
  • 자산운용업계와 한국금융투자협회는 환헤지형 병행상장이 자율성 침해 및 환율 안정 효과 제한을 우려하며 부정적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환헤지 병행상장 검토 배경

SeDaily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앞으로 해외 ETF를 상장할 때 자산운용사가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을 동시에 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는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가운데 운용사가 선택할 수 있으며, 실제로는 S&P 500과 Nasdaq 등 일부 대표 지수를 제외하면 환노출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해외 ETF는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반영되는지에 따라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으로 나뉜다. 환노출형은 해외 자산 가격 변화에 더해 원·달러 환율 움직임까지 수익률에 반영돼 U.S. 증시 상승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환헤지형은 선물환 같은 수단으로 환율 영향을 줄이지만 지속적인 헤지 비용이 들고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환노출형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당국이 병행상장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최근 높은 환율이 있다. 한국은행은 3월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헤지 상품 비중이 클수록 현물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의 일방향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기준으로 8거래일 연속 1,500원 위에서 마감하고 있으며,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 이란 관련 불확실성, 배당송금 수요 등이 겹치며 주가 상승에도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진단한다.

업계 반론과 자금 쏠림

자산운용업계는 해외 ETF 자체보다 U.S. 주식 직접투자와 달러 자산 선호가 달러 수요를 키우는 핵심 요인인 만큼, 환율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상품 출시 자율성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장기적으로 달러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강한 상황에서 환헤지형 병행상장이 실제 자금 이동을 바꿀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해외 ETF의 헤지 비중을 높이는 것보다 서학개미의 전반적인 해외투자 흐름을 돌릴 근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이 같은 부정적 의견을 자산운용사들로부터 수렴해 당국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투자자 자금은 환노출형에 집중되고 있다. ETF Check에 따르면 순자산 18조4,427억원 규모의 국내 2위 ETF인 'TIGER U.S. S&P 500'에는 연초 이후 3조6,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대응 환헤지형인 'TIGER U.S. S&P 500(H)' 유입액은 278억원에 그친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환노출형이 13.69%, 환헤지형이 8.19%로 격차가 벌어져 있다.

높은 환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자금 흐름과 달러 자산 선호가 이제는 한미 금리차보다 환율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저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직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중동 정세를 원화 약세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하며 외환시장 쏠림과 군집행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을 전했습니다. 당시 한국은행은 환율 변동성 확대를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고,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원화 흐름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경계감도 함께 부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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