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반도체 수출과 내수 회복을 바탕으로 성장세가 더 두드러지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물가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올리면서 기준금리와 성장률, 물가가 모두 3% 안팎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3-3-3' 구도가 거론된다.
하이라이트
- 한국은행은 2024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6%p 상향한 2.6%로 제시하며, 반도체 수출과 내수 증가가 주도하고 있다.
-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2.7%로 상향되었고, 하반기에는 월간 기준 3% 돌파 가능성이 크다.
- 금융통화위원 7명 중 19개 점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해 연말 기준금리 3% 도달 가능성이 가장 유력해졌다.
한국은행 전망 상향과 성장 동력
SeDaily.com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전망보다 0.6%포인트 높인 반면 물가 전망치는 0.5%포인트 상향하는 데 그쳤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성장 흐름을 꺾을 것이라는 기존 시각과 달리, 성장 모멘텀이 물가 부담을 넘어설 수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중동 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이지만, 반도체 수출 확대가 0.7%포인트, 추가경정예산이 0.2%포인트, 주식시장 호조가 0.1%포인트를 각각 더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도 반도체 수출의 예상 밖 확대와 U.S.-이란 협상을 통한 중동 사태의 조기 진정이 각각 성장률을 0.5%포인트, 0.1%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전망치인 2.6%를 기준으로 하면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성장률은 3.2%까지 오를 수 있다.
내수 지표도 성장 기대를 받치고 있다. 통계청의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월평균 가계 소비지출은 310만5천원으로 1년 전보다 5.3% 늘어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 영향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도 3.1% 증가했고,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2.4%를 웃돈 것은 7개 분기 만이다. 코스피 상승 등 자산가치 확대가 가계의 지출 여력을 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물가와 금리 경로, 불확실성 지속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올렸고, 월별 기준으로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국제유가 급등의 파급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신 총재도 물가가 올해 하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이처럼 성장과 물가가 함께 오르는 흐름 속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8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 7명의 향후 6개월 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는 총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인상을 가리켰다. 두 차례 인상 전망이 10개로 가장 많았고, 한 차례 인상이 7개, 세 차례 인상이 2개여서 연말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일부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물가, 기준금리가 모두 3% 안팎에서 움직이는 '3-3-3'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안정적 호황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 물가, 금리가 각각 반도체 집중, 외부 공급 충격, U.S.를 포함한 대외 금리 인상 등 서로 다른 충격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 거시적으로 불안정한 조합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급등이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생 변수인 만큼, 경기 과열이 아닌 공급 측 충격에서 비롯된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만으로 잡기 쉽지 않다고 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물가 상승의 주된 배경이 중동 전쟁발 공급 충격이라며, 전쟁 여파가 단기에 그치면 유가 상승과 물가 압력도 완화돼 기준금리가 반드시 3%대로 올라갈 필요는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이전 기사에서는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며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 상향과 대기자금 유입 기대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한 흐름을 짚었습니다. 동시에 신용융자 급증과 에너지 가격 변수로 인한 물가 압력, 그리고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이후 인상 가능성 시사가 향후 증시 리스크 관리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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