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에도 한국 증시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반도체 강세와 정책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대형주 편중, 부채 투자 확대, 장기투자 기반 부족이 다음 단계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이라이트
- Samsung Electronics와 SK Hynix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53%를 차지하며, 1300여개 상장사 중 68%가 PBR 1배 미만에 머물러 저평가 해소는 제한적이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약 7조원이 유입되며, ETF 쏠림과 과도한 레버리지(신용융자 37조원, 주식담보대출 26조원)가 시장 변동성과 투기 성향을 증폭시키고 있다.
- 시장 구조 개선을 위해 레버리지 ETF와 부채 투자의 억제, 장기투자 유인 강화, 코스닥 상장폐지 활성화 및 기관투자가 육성이 요구된다.
자본시장 토론회서 제기된 구조적 취약점
1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대토론회 내용을 MK가 전한 바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과 이른바 8000 시대의 외형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질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진단한다. 반도체 호황과 정책 기반 구축이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투기성 거래 해소와 시장 신뢰 회복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평가다.토론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과도한 집중 현상을 우려한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크게 높아졌지만 이는 Samsung Electronics와 SK Hynix가 끌어올린 착시 효과에 가깝고, 여전히 1300곳이 넘는 상장사가 PBR 1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토론에서 코스피 상장사 1300여곳이 여전히 PBR 1배 미만이라고 말한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도 코스피 종목의 68%가 PBR 1배 미만으로, 1년 전 69%와 큰 차이가 없어 저평가 해소를 말하기 어렵다고 짚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Samsung Electronics와 SK Hynix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53%를 차지하고, 연초 이후 상승 종목 수도 327개에서 6월 140개로 줄어든 점도 편중 심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신규 자금 유입보다 기존 보유 종목을 팔아 상승 종목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 쏠림, 부채 투자, 코스닥 퇴출 정비 요구
토론회에서는 ETF가 집중 현상을 가속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몰리면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지수 비중이 큰 종목으로 매수가 집중돼, 많이 오른 종목이 더 오르는 구조가 강화된다는 설명이다.최 대표는 ETF가 분산투자를 쉽게 하는 수단이지만 현재는 가격 발견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달 말 국내에 처음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쏠리는 구조여서 본래 ETF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는 이런 상품이 장기투자에 부적합하고, 이미 약 7조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유입된 점을 비정상적 현상으로 본다.
부채를 활용한 투기성 거래도 비판 대상에 오른다. 신용융자 잔액은 37조원, 주식담보대출은 26조원에 이르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6월 LG Electronics 주가가 10일 동안 20만원에서 43만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22만원대로 되돌아온 사례를 언급하며, 대형주마저 테마주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우려한다.
배당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은 기대수익률에 묻히면서 장기투자 유인도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센터장은 1960년대 이후 급성장한 기업들이 축적한 부를 자본 내부에만 머무르게 하기보다 배당으로 나눠야 한다고 말하며, PBR이 낮을수록 자본 활용 방안을 주주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레버리지 ETF 쏠림과 신용거래, 제1금융권의 부채 투자를 억제하고 장기보유 세제 혜택과 배당 확대, 퇴직연금과 공모펀드 같은 기관투자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중복상장 해소, 주가조작 근절, 스튜어드십 코드 내재화를 통해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성장 초기 유망 기업의 상장을 늘리는 동시에 부실기업 상장폐지를 촉진해 신뢰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코스닥이 3000 시대로 나아가려면 지수 상승보다 시장 퇴출과 상장 체계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 매체는 앞서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반도체주 투자심리 약화가 겹치며 코스피가 장 초반 급락하고 코스닥도 동반 하락한 흐름을 전했습니다. 당시 외국인 순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Samsung Electronics와 SK Hynix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에 매물이 출회되는 등 대외 변수와 수급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부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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