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신약 개발 자회사의 자금 조달 방식을 다시 짜고 있다. 정부가 중복상장 억제 원칙을 강화하면서 자회사 상장 대신 흡수합병이나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이라이트
- Alteogen은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자회사 Alteogen Biologics의 상장 대신 흡수합병을 추진하며 업계 전반에 합병 검토가 확대되고 있다.
- Daewoong Pharmaceutical, Oscotec 등도 신약 자회사 상장 대신 합병과 완전자회사화를 검토하며, Ildong Pharmaceutical과 Huons Global은 이미 합병을 결정했다.
- CHA Biotech는 중복상장 규제에 대응해 자회사 지분을 75.6%에서 49.1%로 낮추는 외부 매각을 단행했고, 정부는 7월까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자회사 상장 대신 합병으로 선회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Alteogen은 자회사 Alteogen Biologics의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한 점이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Alteogen Biologics는 2020년 설립돼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사업화를 맡아 왔다. 이 회사는 Eylea 바이오시밀러 ALT-L9의 글로벌 임상을 위해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86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으며, ALT-L9은 지난해 유럽, 올해 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자회사 상장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황반변성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 왔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2억원에 그쳐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신약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Daewoong Pharmaceutical도 신약 자회사 iN Therapeutics의 상장 대신 합병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N Therapeutics는 지난해 차세대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 Anerathrigine을 U.S. Neuroda Therapeutics에 7,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230억원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 계획은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Oscotec 역시 신약 자회사 Genosco에 대해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완전자회사화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Ildong Pharmaceutical은 2023년 분사한 Yunovia를 올해 4월 흡수합병으로 전환했고, Huons Global도 약물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한 Huons Lab의 단독 상장 대신 Huons와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부담과 제도 변화의 영향
자회사 흡수합병이 늘면 신약 연구개발 자금을 모회사 재원으로 직접 부담해야 하는 과제가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신약 자회사들이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해 왔지만,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 합병 이후 모회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반대로 모회사 지분율을 낮춰 자회사 독립성을 높이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CHA Biotech는 최근 자회사 CHA Healthcare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 Pium Investment에 2,000억원에 매각해 지분율을 75.6%에서 49.1%로 낮췄고, 이는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화된 중복상장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정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제약사의 경우 흡수합병 유인이 추가로 존재한다고 본다.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 비중을 높이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서 약가 우대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제네릭 약가 산정 과정에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추가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를 두는 방향의 가이드라인을 올해 7월까지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우리 매체는 앞서 국내 제약·바이오주가 기술이전 성과와 비만 치료제 연구, 특허 이슈를 계기로 투자심리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테오젠의 ALT-B4 유럽 특허 등록 및 미국 특허 분쟁 관련 진전, 한미약품·오스코텍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 등이 업종 전반의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하반기 FDA 승인 심사와 추가 딜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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