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채무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이자비용 증가 속도가 재정수입 증가를 앞지르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가 초과세수를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우선 활용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늘어난 채무를 함께 줄이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32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이자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 중이다.
- 2029년 국가채무 이자지출은 41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증가율 9.1%를 기록해 세입 증가율 전망치 4.3%의 두 배를 넘는다.
- 정부 보증채무는 2029년 80조5,000억원으로 4년 사이 5.2배 급증할 전망이며, 재정 전문가들은 높은 부채 증가와 이자 부담 속도를 우려한다.
국가채무와 이자부담 확대 전망
기획재정부의 16일 6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32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조5,000억원 늘었다. 국고채 발행 확대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정부의 이자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지난달 국고채 금리는 3.87%로 전월 3.50%보다 올랐고, 지난해 평균 2.66%와 비교하면 1.2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 신규 국채 발행뿐 아니라 만기 도래 채권의 차환 과정에서도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등 자료를 보면 국가채무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평균 8.5% 증가해 같은 기간 실질 경제성장률 2.2%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국세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는 지난해 말 925조7,000억원으로 전체 국가채무의 71%를 차지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11%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 이자지출은 지난해 29조4,000억원에서 올해 33조6,000억원, 2029년 41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9.1%로 재정수입 증가율 전망치 4.3%의 두 배를 넘는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국세수입 전망치보다 초과세수가 10조원 넘게 발생하더라도 이자지출 규모가 더 크다. 2029년 추정 국세수입 457조1,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국가채무 이자지출은 전체 국세수입의 약 9.1%를 차지하게 된다.
정부 보증채무와 재정운용 논쟁
잠재적 재정부담으로 분류되는 정부 보증채무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 보증채무는 지난해 15조6,000억원에서 2029년 80조5,000억원으로 증가해 4년 사이 약 5.2배로 커진다.정부 보증채무는 주채무자가 원리금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대신 부담해야 하는 채무다. 현재 한국장학재단 채권,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핵심산업안정기금채권 등이 대표적인 정부 보증채무로 분류된다.
정부는 국채 상환보다 미래 성장동력 투자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다만 재정 전문가들은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국채 발행으로 부족분을 메우면서도 초과세수가 생길 때는 채무 감축에 적극적으로 쓰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이자 한국재정학회장은 부채 증가 속도와 금리 상승 속도가 모두 빨라 채무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률이 오르며 잠시 숨을 돌렸지만, 내년부터는 채무 부담이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프라 재투자가 잠재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한국은 이미 선진국 단계에 들어선 만큼 재정 투입만으로 혁신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리 매체는 앞서 하반기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KB금융·하나금융·신한금융 등 국내 은행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배경을 정리했다. 금리 상승이 예대마진과 순이자마진(NIM)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와 맞물리며 투자 매력을 부각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둔화 시 부실채권 확대 가능성 같은 리스크도 함께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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