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초연금, 중위소득 근접 수급 확대로 제도 개편 압박

한국 기초연금, 중위소득 근접 수급 확대로 제도 개편 압박
기초연금 개편 압박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이 실제로는 중위소득 계층에 가까운 고령층까지 포괄하면서 저소득층 집중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득 구간별 차등지급을 단기 대안으로 제시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현행 '노인 70%' 선정 기준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본다.

하이라이트

  • 2025년 1인 가구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월 228만원(중위소득 95.3%)으로 상위 소득 계층까지 수급 대상 확대 현상이 나타났다.
  • 기초연금 수급자의 86%가 월 30만~33만원 정액급여를 받아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지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 현 제도 유지 시 2048년 정부예산 기초연금 비중이 두 배로 증가 가능성이 제기돼, 전문가들은 급여구조 개편 및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급 기준과 재정 부담 논의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기본연금 개혁 라운드테이블에서 제시된 진단에 따르면, 현재 기초연금 운영 방식은 수급률 70%를 맞추는 데 초점이 쏠리면서 빈곤 노인을 겨냥한 선별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하지민 선임연구원은 이런 구조 탓에 저소득층 보호는 약화되는 반면 재정 부담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기준 1인 가구의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월 228만원으로, 중위소득 기준의 95.3% 수준에 이른다. 이는 전체 소득분포상 중간 계층 고령층도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뜻하며, 실제로 수급자 가운데 24.68%는 중위소득 50% 이상 인정소득을 보유해 빈곤선 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급여 구조의 문제도 제기됐다. 수급자의 86% 이상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월 30만∼33만원을 받아 사실상 정액급여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소득 수준에 따른 차등 지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동국대 경제학과 홍우형 교수의 시뮬레이션에서는 현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48년 기초연금의 정부예산 비중이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반면 수급 대상을 70%로 유지한 채 차등지급만 추가하면 재정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고, 상위 40% 이상 급여를 줄이고 하위 0∼30% 급여를 늘리면서 수급자 수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만 재정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등지급과 법 개정 과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많은 급여를 배분하는 누진형 급여체계 도입을 대안으로 제안한다. 다만 수급 범위를 그대로 둔 채 차등지급만 적용하면 재정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어, 급여 구조 개편과 함께 포괄 범위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제시됐다.

중장기 과제로는 선정 기준의 일관성 제고가 거론됐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처럼 노인집단 내 상대적 하위 70%를 가르는 방식 대신 중위소득 75% 이하를 기준선으로 삼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 보유자는 제외하는 컷오프 방식을 제안했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은 생계급여 수급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되고, 국민연금 수급자는 연계 감액으로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구조도 문제로 짚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초연금을 최저소득보장 제도로 전환하거나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편의 세부 설계를 두고는 이견도 확인됐다. 류재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급 범위를 좁히는 과정에서 비빈곤 노인만 정밀하게 제외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어떤 방식의 개편이든 법 개정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기초연금법에 '노인 70%' 규정이 직접 명시돼 있어 시행령 수준의 기준 조정만으로는 근본적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날 개편 논의에 참여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범부처 지원 TF 2차 회의에서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아우르는 다층연금체계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했고, 저소득층 중심의 누진형 기초연금 재편안도 검토했다.

우리 매체는 앞서 기초연금 ‘소득 하위 70%’ 수급 기준이 빈곤 노인 지원이라는 취지와 달리 중위소득에 가까운 계층까지 포괄하며 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차등급여와 함께 수급 기준을 중위소득 75% 이하로 재설계하고 자산 상위자를 제외하는 방안, 나아가 법 개정 필요성까지 함께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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