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국내 자금 흐름의 왜곡이 자본시장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자금을 금융시장으로 유도하려면 세제 압박보다 주식의 권리 보호와 시장 신뢰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라이트
- 박영석 교수는 부동산이 등기·담보권 등으로 우선성과 지속성이 강하지만 주식은 상대적으로 법적 보호가 약하다고 진단했다.
- 소수주주 보호 미흡, 판례 부족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신뢰와 법적 코드가 부동산 대비 약해 자금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 부동산 규제 강화보다 자본시장 신뢰 축적이 선행돼야 국내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및 청년층 자산 형성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코드 강화의 필요성
MK에 따르면, 서강대 경영학과 박영석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부동산과 주식에 적용되는 법적 보호 수준의 차이가 가계의 자산 배분을 좌우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은 등기와 담보권, 상속과 증여를 통해 우선성과 지속성이 강하게 보장되지만, 주식은 유동성은 높아도 투자자가 중시하는 우선성과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설명했다.이 글은 Columbia University Law School의 Katarina Pistor 교수가 제시한 'Code of Capital' 개념을 바탕으로, 자산이 물리적 성격이 아니라 법적 코딩을 통해 수익을 내는 자본으로 전환된다고 짚었다. 우선성, 지속성, 보편성, 전환성의 네 요소가 갖춰져야 자본의 성격이 강화되는데,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이 측면에서 주식보다 더 강한 코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수주주가 지배주주의 터널링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되지 못하는 점은 주식의 우선성과 지속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최근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도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이지만, 법 조문 개정만으로는 시장 신뢰가 빠르게 형성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규제보다 신뢰 축적이 우선
보편성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이나 영문 공시 확대 같은 행정 조치로 비교적 빠르게 높일 수 있지만, 우선성과 지속성은 판례와 감독의 축적 없이는 자리 잡기 어렵다고 봤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조항도 법원이 손해배상을 반복적으로 인정하고 관련 판례를 쌓아야 비로소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또한 시장 가격조작 제재가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유지되고, 소송 경험이 누적돼야 시장이 규칙을 신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주의 강한 권리 보호와 부동산 제도에 대한 신뢰도 수십 년에 걸친 법원과 감독당국의 축적된 신뢰 위에서 작동하며, 일본 역시 정책 효과가 주가에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자본시장 개혁을 함께 추진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코드가 성숙하기 전에 부동산 압박을 앞세우면 갈 곳을 잃은 자금이 국내 주식이 아니라 해외 자산이나 가상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국내 금융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키고 청년층의 새로운 자산 형성 경로를 열기 위해서는 부동산 규제 강도보다 자본시장 신뢰 구축의 진도를 먼저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사 이전 보도에서는 밸류업 정책과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를 다뤘습니다. 일부 대형주 쏠림, ETF에 따른 가격 발견 기능 약화,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와 장기투자 신뢰 부족이 맞물리며 제도 정착과 시장 신뢰 회복이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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