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연으로 투자, 서비스 출시, 해외 협업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제도 공백이 한국 Web3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라이트
- 서울경제신문 설문에서 78.1%의 국내 블록체인 기업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연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
- 응답 기업의 87.5%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 동의했으며, 53.1%는 산업 경쟁력이 해외보다 1~3년 뒤처졌다고 평가.
- 15.6%의 기업이 3년 내 본사 해외 이전 계획을 밝혔고, 대주주 지분 제한안에는 56.3%가 반대 입장을 표명.
업계 설문이 드러낸 제도 공백
Seoul Economic Daily가 24일부터 29일까지 두나무, 빗썸을 비롯한 국내 블록체인 기업 3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8.1%인 25곳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지연이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는 56.3%가 디지털자산법 제정을 꼽했고, 법인 가상자산 계좌 허용 21.9%,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 12.5%가 뒤를 이었다.기업들은 제도 공백으로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업무협약 수준에 머물고, 투자 유치와 서비스 출시 일정도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일부는 Web3 기반 결제와 B2B 시장 확대가 늦어지면서 글로벌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기업 대표 A는 원화 및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송금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과 발행, 유통 규제, 가상자산사업자 요건이 불명확해 해외 파트너와 실질 협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대표 B는 허용되는 것과 금지되는 것을 명확히 알려주기만 해도 사업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화되는 제도 논의에 업계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업계 의견이 한쪽으로 모이고 있다. 응답 기업의 59.3%는 매우 필요하다고, 28.2%는 필요하다고 답해 전체의 87.5%가 도입 필요성에 동의했고,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없었다. 기업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 보호와 무역 결제, 해외 송금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력 약화와 규제 재편 요구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경쟁력 평가도 냉정하다. 응답 기업의 53.1%는 국내 산업이 해외보다 1년에서 3년 뒤처져 있다고 봤고, 40.6%는 격차가 3년 이상으로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15.6%는 향후 3년 안에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전 이유로는 정부 규제 32.1%, 디지털자산법 등 입법 미비 26.7%, 신규 사업 추진의 어려움 23.2%가 제시됐다.업계에서는 거래소 규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발행과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임원 F는 현재 입법 논의가 거래소 대주주 지분과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지위 같은 유통 단계 권한 배분에 치우쳐 있다며, 발행 단계 인프라가 약하면 규제가 정교해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반대 31.3%와 매우 반대 25.0%를 합치면 56.3%로, 찬성 18.8%와 매우 찬성 3.1%를 더한 21.9%를 크게 웃돌았다. 업계는 대주주 지분 제한보다 불법, 미신고 사업자와 사기성 프로젝트, 불공정 거래에 대한 시장 정화와 규제 명확성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희는 앞서 디지털자산기본법(디지털자산법) 제정 지연이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의 투자 유치와 해외 파트너십, 서비스 출시 일정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업계 진단을 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조사에서는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 필요성과 함께, 거래소 중심을 넘어 발행·인프라 단계까지 포괄하는 규제 설계와 법적 구분의 명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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