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제재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행정소송 가능성을 한층 무겁게 보고 있다. 제재 관련 소송 패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규정 변경 전후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한 판단도 제재 심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라이트
- 금융위원회는 4월 29일 청운신협 제재안에서 과징금을 5억3천만원에서 4천200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 현행 제재 절차상 신구 규정 적용 기준이 불명확해, 금융위원회는 위반행위 발생 시점의 종전 규정에 따라 과징금을 산정했다.
- 금융당국이 두나무·박정림 전 대표 관련 소송에서 연달아 패소하자 과징금 심사와 내부 심의 강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청운신협 제재안에서 드러난 심사 기준 변화
Seoul Economic Daily에 따르면,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29일 정례회의에서 대출 과정 중 공제상품을 판매한 청운신협 제재안을 심의하며 행정소송 가능성을 주요 쟁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불이익 행정처분과 관련해 법원이 문언 해석을 강조하는 만큼 제재를 부과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 언급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청운신협이 과징금 규모를 두고 다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판단으로 읽힌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심의 끝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정한 5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4천200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으로 과징금 산정 기준인 '수입 등' 범위에 대출액이 포함됐지만, 금융위원회는 해당 위반행위가 개정 이전에 발생한 만큼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행 제재 절차에서는 관련 규정이 진행 중 바뀔 때 구 규정과 신 규정 중 무엇을 적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드러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뢰보호 원칙을 둘러싼 다툼의 여지를 고려해 종전 규정으로 과징금을 산정했고,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신뢰보호 원칙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설명하고 있다.
잇단 패소가 금융당국 전반에 미치는 영향
최근 금융당국이 제재 불복 소송에서 잇따라 패한 점도 이런 신중한 기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금융정보분석원은 두나무가 제기한 3개월 일부 영업정지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했고, 4월에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의 직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패했다.5월에는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안건을 이례적으로 되돌려 보내며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금융회사들의 제재 불복 소송이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 내부의 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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